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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이름만 종교시설…‘못 믿을’ 수목장 장사
2021-06-16 19:42 사회

요즘 많은 분들이 묘지 대신 자연친화적인 '수목장'을 선호합니다.

그런데 원래 취지와는 다르게 산을 깎아 비싼 돈벌이 장소로 이용되는 사설 수목장 시설도 있습니다.

결국 유가족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데, 현장카메라,이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자연친화적 장례방식인 수목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장례방식 1위로, 수목장을 포함한 자연장례가 꼽히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불법적으로 운영되며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현장으로 직접 가보겠습니다.

경기도 안성의 한 수목장.

자연림이 아닌 인공 추모공원이 조성돼 있고, 한 쪽에선 산을 깎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홍석완 /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
"(여기가 원래는 평범한 숲이었다는 거죠?)
자연상태의 수목이 우거져있고 수풀이 우거진 임야였죠."

이곳은 지난 2011년, 한 종교시설이 수목장림으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종교시설 수목장의 경우 허가 기간이 10년으로 제한돼 있고, 기존 산림을 훼손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산을 깎아 공원을 조성했습니다.

엄연한 불법입니다.

[백현필 / 인근 주민]
"시청에서 명령을 내렸다고 그래요. 공사중지 명령을. 제가 보니까 계속 포클레인이 공사를 하면서 덤프트럭 2대가 왔다갔다…"

또 종교시설의 신도 가족들에게만 분양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해당 종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반 시민들에게 최대 3천만 원의 값비싼 돈을 받고 사실상의 '상업용 묘지'로 운영한 겁니다.

이 수목장의 허가를 받은 종교시설의 주소지로 찾아가 봤습니다.

간판도 없이 텅 비어있었습니다.

[안성 ○○수목장 관계자]
"2층 교회를 폐쇄를 해가지고 목사님이 비대면 예배로 진행합니다. (예수교 총회 소속인가요?) 탈퇴를 했습니다."

안성시는 이곳이 실체가 있는 종교시설인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종교시설은 수목장 허가를 받기 수월하고 세금 혜택도 받기 때문입니다.

[경기 안성시 관계자]
"종교단체는 세금을 안 내요.
(종교시설이 맞는지) 정밀조사 할 거예요. 수목장 측에 사용자 명단하고 신도명단하고 요청을 해놨거든요."

경기도의 또다른 수목장.

이곳 역시 종교시설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신도가 아니어도 쉽게 예약할 수 있습니다.

[수목장 관계자]
"자리가 많이 모셔진 상태여서 현재는 700만 원에 모시는 자리부터 가능하세요. 여섯분 이상 모시는 자리가 2300만 원 이상으로…"

서류상엔 운영주체가 '교회'라고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전문 묘지관리업체가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양주 ○○수목장 관계자]
"우리 교회 성도님이 운영하는데 위탁을 맡겼거든요. 문제가 있는 부분은 맞아요. 알고 있는데, 처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이 수목장 역시 산지를 불법 전용한 사실이 적발돼 지난 2019년, 지자체로부터 고발을 당했습니다.

[경기 양주시 관계자]
"원상복구 명령이 내려져서 요번 연도까지 복구해야 되는 상황이에요. (이행되지 않으면) 사법조치와 행정조치가 같이 진행될 것 같아요."

"민간 수목장들은 이렇게 묘지처럼 꾸며놓고 실제로 묘지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정식 허가를 받은 것은 아니기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위법이 적발되면 언제든 수목장 허가가 취소될 수 있고 그 피해는 유가족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현장카메라 이서현입니다.

newstart@donga.com
영상취재: 최수연 장명석
영상편집: 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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