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라임 사태 뒷배로 재판을 받다 전자 팔찌를 끊고 도주했죠.
아시다시피 이전에도 도주 이력이 있어선지 혀를 내두를 만큼 치밀하고, 또 노련했습니다.
블랙박스엔 메모리카드가 없었고 휴대전화를 바꿔치기한 듯한 정황도 나왔습니다.
친족을 처벌할 수 없는 법까지 ‘악용’ 했습니다.
성혜란 기자입니다.
[기자]
1천억 원에 이르는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다 지난해 7월 보석으로 풀려났던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오다 그제 오후 1시 반쯤,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인근에서 전자팔찌를 끊고 달아났습니다.
보석 허가 조건으로 차고 있었던 도주 방지용 팔찌였습니다.
검찰은 어제 김 전 회장을 팔당대교 인근까지 차량으로 태워준 조카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블랙박스와 휴대전화를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블랙박스에는 메모리카드가 없었습니다.
김 전 회장이 조카에게 새 휴대전화를 사주는 대신, 기존 휴대전화는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추적당할 만한 단서를 모두 없앤 겁니다.
검찰은 도주 수법과 시점을 볼 때,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라임 사태'에 함께 연루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도주 하루 전,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을 확정받았기 때문입니다.
환매 중단으로 1조 6천억 원대 피해를 낳은 라임자산운용사는 '스타모빌리티'에만 4백억 원 넘게 투자했습니다.
스타모빌리티 실소유주인 김 전 회장은 투자금 4백억 원 등을 빼돌린 혐의와 함께 라임 사태 무마를 위해 정치권 등에 로비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도피를 도운 친족은 처벌할 수 없는 규정에 따라 김 전 회장의 조카를 체포하지 않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법무부 서울보호관찰소도 전자 팔찌를 훼손한 혐의로 김 전 회장을 서울 강남경찰서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채널A 뉴스 성혜란입니다.
영상편집 : 김지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