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겐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국익만 있을 뿐이다"
이 말을 남긴 '외교계의 거목'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냉전 시대에 '핑퐁 외교'로 중국과 수교를 이끌어내 국제질서를 바꾼 인물이죠.
워싱턴에서, 이은후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 외교의 거목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현지시간 29일, 코네티컷 자택에서 향년 100세로 별세했습니다.
1969년 닉슨 당시 대통령에게 발탁됐던 그는 1970년대 초반 냉전시대에 '데탕트'를 이끌어낸 주인공입니다.
소련과는 '무기제한 협정'을 체결했고, 1972년엔 '핑퐁외교'로 닉슨과 마오쩌둥, 두 정상의 역사적 만남을 성사시켜 이른바 '죽의 장막'을 걷어냈습니다.
베트남전 휴전을 이끌어냈다는 공로로 1973년에는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헨리 키신저 / 전 미국 국무장관(1973년)]
"제 공직생활에서 저한테 일어난 일 중 이 상을 받은 것보다 감동적인 것은 없습니다."
미중 관계를 중시했던 그는 지난 7월에도 시진핑 중국 주석을 찾았습니다.
[헨리 키신저 / 전 미국 국무장관(2012년)]
"(미중 관계는) 8명의 미국 대통령과 중국 지도자 4세대에 걸쳐 유지되고 성장해왔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그의 별세 소식을 주요뉴스로 전하며 애도를 표했습니다.
[중국 CCTV]
"중미 관계의 발전을 촉진하고 양국 국민의 우의를 증진하는데 역사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을 만나 외교 조언을 건네고 2009년엔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 주는 '벤플리트'상을 받는 등 우리나라와도 인연을 맺었습니다.
우리 외교부는 조전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뉴스 이은후입니다.
영상편집 : 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