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증상이 있는 70대 할머니가 사라져 가족들이 애타게 찾았는데, 맨홀 아래 좁은 배수로에서 무사히 발견됐습니다.
길을 잃고 헤메다 추위를 피해 들어간 걸로 보입니다.
이기상 기자입니다.
[기자]
좁은 배수로에 몸을 욱여넣은 구급대원
[현장음]
"하나,둘, 셋! 스톱!"
안으로 이어진 밧줄을 잡아당기자 분홍색 상의를 입은 할머니가 들것에 누운 채 끌려 나옵니다.
[현장음]
"할머니 안 다치셨어요? 아이고…"
[현장음]
"엄마, 엄마, 힘써줘요"
치매에 걸린 70대 여성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들어온 건 어제저녁 7시쯤.
집 앞 갈대밭으로 향하는 CCTV 영상이 유일한 단서였습니다.
4시간 넘게 이어진 수색작업은 갈대밭 사이 배수로를 의심한 구급대원의 기지로 실타래가 풀렸습니다.
수로를 따라 이동했고 폭이 60cm에 불과한 좁은 배수로에 기어 들어가보니 신발이 나온 겁니다.
조금 더 들어가니 할머니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노인이 구조된 배수로입니다.
지금은 맨홀 덮개를 걷어둔 상태인데요.
아래를 보시면 성인 남성 1명도 들어갈 수 없을 만큼 비좁은 구멍이 있습니다.
[유승걸 / 남양주소방서 구조3팀 팀장]
"(할머니가) 천장을 보고 있었는데 그 천장과의 거리가 한 뼘도 안 되고, 체구가 작은 성인 남자가 들어와서 어깨를 좁혀야 진입이 가능해 작업이 좀 곤란한 상태였습니다."
구조대는 할머니의 등 쪽으로 들것을 넣어 밧줄을 묶은 뒤 15미터를 끌어내 구조에 성공했습니다.
다행히 큰 부상 없이 건강은 양호한 상태였습니다.
소방당국은 길 잃은 할머니가 추위를 피해 배수로 안으로 들어간 걸로 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기상입니다.
영상취재 : 강철규
영상편집 : 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