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인파가 몰리는 지하철역에서 불법 촬영을 해온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운동화에 작은 구멍을 뚫고, 그 안에 3센티미터,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한 겁니다.
최재원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혼잡한 서울 지하철역 승강장 안.
열차를 기다리는 여성 승객 뒤에 검은색 외투를 입은 남성이 서 있습니다.
잠시 후 여성 승객 뒤에서 슬그머니 다리를 뻗더니,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잠시 뒤 지하철역 안으로 경찰관 여러 명이 다급하게 뛰어들어갑니다.
지난 성탄절 저녁 7시 40분쯤.
지하철역에서 누군가 불법촬영을 하는 것 같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주위에 있던 다른 시민이 남성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겨 신고한 겁니다.
남성을 신고한 시민들은 남성이 지하철역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었고, 경찰은 신고 5분 만에 이곳에 도착해 남성을 체포했습니다.
남성은 운동화에 작은 구멍을 뚫고 렌즈 직경 3cm 정도 되는 초소형카메라를 숨겨 불법 촬영을 하다 덜미를 잡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남성이 들고 있던 휴대전화와 초소형카메라에만 지난 2021년부터 찍힌 불법 촬영물 150개 정도가 발견됐습니다.
사건 당일에도 30개 정도의 불법 촬영물이 찍혀 있었습니다.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온라인에서 초소형카메라를 이용한 불법촬영 게시글들을 보고 수법을 따라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김종현 경위 / 서울 청담파출소]
"(초소형카메라를) 신발 속에 넣는다든지 가방 속에 넣어가지고 여성 치마 밑에 이제 스쳐 지나가면서 촬영하는 그런 것들도 있는데. 수상한 행동들이 있습니다. 주변에서 혹시라도 목격하시면 얼른 112에 신고하셔가지고."
경찰은 남성을 불법 촬영 혐의로 입건하고, 추가 범행과 불법 촬영물 유포 정황은 없었는지 등을 조사 중입니다.
채널A 뉴스 최재원입니다.
영상취재 : 박연수
영상편집 : 정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