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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세 늦깎이 중학생의 졸업식…“영어단어 외우는 게 제일 재미”

2025-02-12 19:42 사회

[앵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의 산증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흔셋 어르신이 중학교 졸업장을 받아 들었는데요.

영어단어 외우는 게 그렇게 재미있었다고 하네요.

김민환 기자입니다. 

[기자]
학사모를 쓰고 하얀 스카프를 맨 졸업생이 단상 위에 올랐습니다.

중학교 모범 학생상을 받자 환한 미소가 번집니다.

1932년생, 올해 아흔셋인 김옥순 할머니는 졸업이 아쉽기만 합니다.

[김옥순 / 93세 졸업생]
"아이고, 너무 서운하지요. 내가 이거 우리 자식들을 두고 나오는 그런 마음이에요. 너무 섭섭한 거예요."

초등학교를 끝으로 학업을 중단했던 할머니는 구청의 문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학교에 가겠다는 꿈을 이뤘습니다.

문해 교육 기관은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검정고시를 보지 않고도 초등학교나 중학교 학력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국어, 영어, 수학 중에서도 영어가 가장 재미있다는 할머니.

[김옥순 / 93세 졸업생]
"오늘 기분? 아임 해피. 마이네임 이즈 옥순 김."

80년 만에 펼친 교과서는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김옥순 / 93세 졸업생]
"너무 행복하지요. 수업에 들어가면 1시간은 짧은 거야. 2시간 했으면 좋겠다."

3년 동안 1350시간의 수업을 이수한 끝에 우등상까지 받았습니다. 

백 세를 바라보는 만학도에게 나이는 장애물이 되지 못했습니다.

[김옥순 / 93세 졸업생]
"나를 보라고. 내가 나이가 많아도 할 수 있는데 어쨌거나 용기를 내고 도전심을."

김옥순 할머니는 공부를 계속해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의 공부를 돕는 자원봉사를 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김민환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희
영상편집 :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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