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살을 일기로 선종한 교황 소식으로 이어갑니다.
"이름만 새긴 채 땅에 묻어 달라"
평생 청빈한 삶을 산 프란치스코 교황은 떠날 때도 소박했습니다.
마지막 안식처는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생전 애정이 깊던 로마의 성당입니다.
먼저 장하얀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살던 산타 마르타의 집 양쪽 문고리에 빨간 리본을 감고, 매듭 위에 밀랍 도장을 찍어 봉합니다.
교황청 궁무처장 케빈 패럴 추기경이 문이 잘 닫혔는지 확인합니다.
애도 기간이 시작됐음을 선포하면서 교황 직이 공식적으로 끝났음을 상징하는 절차입니다.
같은 날 오후, 산타 마르타의 집 예배당에서는 교황의 입관식이 거행됐습니다.
스위스 병사 두 명이 지키는 가운데 관에 누운 교황의 시신에 성수가 뿌려집니다.
교황청은 이날 교황의 사망 원인을 ‘뇌졸중에 따른 심부전’이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와 함께 2022년 6월 작성한 유언장도 공개 됐습니다.
"지상의 삶의 석양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매장 장소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고 싶다"며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에 안식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또 "특별한 장식 없이 간소하게, '프란치스코'라는 이름만 새겨지길 원한다"고도 전했습니다.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로마의 4대 대성당 중 하나로 교황이 생전에 자주 방문했던 곳입니다.
교황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다른 곳에 안장되는 것은 100여 년 만에 처음입니다.
마지막까지 낮은 자세를 보인 교황의 모습에 교황청과 천주교 신도들은 경의를 표했습니다.
[엔조 포투나토 / 신부]
"형제, 친구, 항상 곁에서 응원하는 친구를 잃은 기분입니다."
교황청은 입관식에 이어 진행된 추기경단 회의에서 교황의 장례식을 26일 열기로 했습니다.
채널A 뉴스 장하얀입니다.
영상편집 : 허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