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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씨만이 아니다” 약자만 잡은 공권력…최소 7명 진술 번복
2019-10-10 20:00 사회

"사건 당시 언론은 뭘 했는가, 나를 위해 해준 것이 무엇인가"

윤 씨가 저희 취재팀에게 털어놓은 말입니다.

힘 없는 20대 소아마비 환자의 목소리에 아무도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다는 거죠.

진범 논란은 여전하지만, 만약 그가 억울한 사람이라면 경찰의 발표만 믿었던 언론도 과거를 성찰해야 할겁니다.

화성 사건에서 이런 억울함을 겪은 사람은 한 두명이 아니었습니다.

이다해 기자입니다.

[리포트]
윤 씨는 소아마비로 왼쪽 다리를 거의 못쓰는 데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가족과 떨어져 살았습니다.

8차 사건이 발생한 건 윤 씨가 22살이던 1988년 9월.

피해자 집 인근에 사는 남성 수백 명의 체모를 채취한 경찰은 용의자의 체모에서 중금속인 티타늄이 다량 검출된 국과수 결과를 가지고 수사대상을 좁혔습니다.

쇠를 다루는 기계 수리공 등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겁니다.

당시 윤 씨를 포함해 함께 일하는 농기계 수리센터 직원들의 체모도 경찰이 여러차례 채취했습니다.

[윤모 씨 /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 복역자]
"체모는 (농기구 수리센터)사장하고 일하는 사람 몇 명도 (체모를) 뽑아갔어요. 근데 잃어버렸다고 두 번인가 세 번인가 왔어."

화성 연쇄살인 사건 관련 경찰 조사를 받은 남성은 3천 명.

특히 장애가 있거나 가족이 없는 사회적 약자들이 용의선상에 오른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윤 씨를 비롯해 자백을 했다가 진술을 번복한 이들도 최소 7명에 이릅니다.

[김칠준 / 화성 2·7차 사건 피의자 변호사]
"경제적, 정신적 여유가 안 되기 때문에 온갖 고초를 당하다가 결국 증거가 없어서 풀려나는 현상들이 반복해서"

당시 강압수사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다해입니다.

cando@donga.com
영상취재: 이락균 추진엽 김용균
영상편집: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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