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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푸틴은 홍차를 마셔라”…20년 독재의 끝은?
2020-09-13 19:55 뉴스A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지만 차르, 즉 황제라 불릴만큼 권력이, 막강합니다.

대선에 출마하려고 했던 그의 정적이 사경을 헤맨 끝에 극적으로 깨어났습니다.

푸틴 측이 독살하려했다는 설이 파다했는데 물론 러시아당국은 펄쩍 뛰고 있지요.

이런 음모론이 돌 수밖에 없는 러시아 정치의 속성을

세계를 보다. 김민지 기자가 분석합니다.

[리포트]
[영화 '카지노 로얄'(2006)]
작전 중 독이 든 술잔을 마셔버립니다.

[현장음]
"본드가 독약을 먹었어요. 심장마비가 올 거예요."

영화 같은 일은 현실에서도 일어났습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공항에서 홍차를 마신 뒤 쓰러졌습니다.

다행히 비행기가 중간에 내려 목숨을 건졌고 독일로 이송돼 18일 만에 눈을 떴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 나토 사무총장]
"나발니가 '노비촉' 공격을 받았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건 너무 끔찍합니다."

'신입사원'이란 뜻을 가진 노비촉은 옛 소련에서 개발됐는데,

한참 뒤에야 증상이 나타나고 다른 물질과 혼합해 발작을 일으키기 때문에 어떤 독이 사용됐는지 밝혀내기 쉽지 않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독살에 사용된 화학무기보다 훨씬 강력합니다.

[앤드루 웨버 / 전 미국 국방부 차관보]
"4세대 화학 무기로, 1980년대 소련 시절에 만들어졌습니다. 가장 강력한 독극물 중 하나로 VX보다 최소 5배는 치명적입니다."

2년 전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미수 사건에 사용된 독극물도 노비촉이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 러시아 대통령(2018년)]
"만약 진짜 치명적인 독이었다면 (스크리팔은) 죽었겠죠. 상식적으로 (러시아 당국이 했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러시아에서 정치인들을 향한 테러가 빈발하는 이유는 뭘까.

황제라는 뜻의 '차르' 별명이 붙은 푸틴은 벌써 총리 1번, 대통령 4번을 역임했습니다.

최근엔 개헌을 통해 또 다시 대통령 직을 두차례 더 할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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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 러시아 대통령]
"러시아 국민들에게 지지와 신뢰에 대한 감사를 표합니다."

푸틴의 20년 재임기간 미국은 클린턴과 부시, 오바마, 트럼프 대통령으로 바뀌었고, 영국은 5명의 총리, 프랑스는 4명의 대통령이 새로 당선됐습니다.

심지어 중국도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 주석까지 3명이 집권했습니다.

[이태림 / 국립외교원 교수]
"연방의 안정을 유지하고 서구 외세 압박으로부터 러시아를 지켜줄 지도자, 푸틴에 대한 신임을 연장하는 양상을 보여 왔습니다."

푸틴의 장기 집권 야욕을 저지하려고 나발니가 선두에 섰고, 그게 화근이 돼 테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알렉세이 나발니 / 러시아 야권 운동가]
"무려 20년 동안이나 여권이 계속해서 정권을 잡았습니다. 심지어 졌을 때도 사기와 거짓으로 승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나발니 사무실 등 야권을 향한 테러가 잇따르자 러시아 시민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습니다.

[현장음] "푸틴은 홍차를 마셔라!"

[예프게니 / 시위 참여자]
"부패, 무법, 기만, 그리고 선전은 정말 지긋지긋할 뿐입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김민지 기자]
"서구 사회는 러시아를 독재국가, 테러국가로 묘사하며 푸틴을 몰아세웁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럴수록 푸틴의 지지율은 더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김민지입니다.

mettymom@donga.com

영상취재:임채언
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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