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설립은 전경련이, 후원금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 지난 청문회에서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수없이 반복했던 증언인데요.

최순실 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 부회장이 그동안의 주장을 뒤집고 한 장의 메모를 공개했습니다.

검찰 조사 하루 전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 이 부회장에게 건넸다는 이른바 '검찰진술 가이드'였습니다.

허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순실 씨 재판의 첫 증인으로 나선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미르와 K스포츠재단 설립 초기부터 전경련 회원사와 안종범 청와대 수석의 가교 역할을 한 핵심 증인입니다.

증인 신문 도중 이 부회장이 파란 메모지 한 장을 공개했습니다.

수사팀 확대 야당 특검 전혀 걱정안하셔도 되고, 새누리 특검도 사실상 우리가 먼저 컨트롤하기 위한 거라 문제 없다. 모금 문제만 해결되면 전혀 문제 없으니 고생하시겠지만 너무 걱정말라’는 글씨가 빼곡합니다. 

당시는 국정농단 사태를 촉발한 태블릿PC가 공개돼 청와대가 사면초가 지경이었습니다.

이 때 안 전 수석이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이 부회장에게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은 '전경련 주도', 후원금은 '대기업의 자발적 모금'으로 진술하면 아무 걱정 없을 거라고 쪽지를 전한 겁니다. 

재판에서는 안 전 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실체를 덮기 위해 전경련의 언론 인터뷰를 추진하고, 국정감사에서 허위 증언을 강요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채널A 뉴스 허욱입니다.

영상취재 : 이호영
영상편집 : 김지균
그래픽 : 권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