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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사건’ 피해자 아버지 인터뷰[전문]

2020-11-14 22:00 사회

12월 13일 한 달 뒤면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징역 12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를 하게 되죠.

특히 다시 살던 주소지로 돌아오겠다고 밝히면서 피해자 가족은 최근 끝내 이사를 결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해자 편에서 많은 국민들이 분노와 함께 공감을 해주신 사안이었는데요.

저희가 어렵사리 피해자 아버님을 모셨습니다.

인터뷰를 짧게 해보고요. 우리 사회가 피해자에게 해주지 못한 점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아버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오늘 좀 많이 말씀을 들어보고 싶은데요. 최근에 결국 이사를 결심하셨습니다. 먼저 도움을 주신 분들이 상당히 있으셨다고 들었는데요. 인터뷰를 결심하시면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고요.

-네. 많은 분들이 따듯한 마음으로 돌봐주신 데 대해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또 이 기회를 빌어서 꼭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 말씀 전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참...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이사는 가야하는 형편에서 고민을 상당히 많이 하고 있었는데, 따뜻한 온정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12년 간 말로 표현 못 할 고통을 겪으셨을 텐데 고맙다는 말씀부터 하시니까, 제가 굉장히 숙연해집니다. 그동안 살아온 것 지켜오시다가 이사를 결심하신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네. 사실 이사를 안 가려고 아주 몸부림을 쳤어요. 아이들을 다독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많이 됐었죠. 최근에 출소하고 난 후에는 우리 동네로 돌아온다는 그 소식 접하고서 우리 아이들하고 가족회의를 했어요. 그러다보니까 아이들이 그동안에 심적 고통, 너무너무 힘들었다는 얘기를 하는 걸 듣고서 어떡하면 좋겠느냐 그러니까. 이사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 우리는 도저히... 다시 악몽 속에 사는 그런 입장이기 때문에 뭔가 좀 다른 변화를 갖자, 그래서 이사를 결심하게 된 거죠.

-원했던 이사는 아니었잖아요. 그곳에 살고 싶었던 많은 이유들이 있었을 텐데 다시 여쭤봐도 될까요?

사실은 저희들도 여기서 오래 산 편에 속하고요. 또 아이들이 친구들도 주변에 다 살고 있는데, 그 친구들이 너무 소중하다, 그게 제일 아이들한테는 또 응원군이고. 감사하고 그런 거죠. 그런데 저는 이사하는 게 피해자가 도망하듯 떠나야 된다는 선례를 남기기 싫었어요. 어떻게 해서라도 당당하고 꿋꿋하게 살면서 견뎌보려고 했는데 정말 피해자가 떠나야 되는 이런 입장을 정말 정부에서 좀 알아줬으면. 앞으로 저는 정부에 숙제를 남기고 떠나는 겁니다, 사실은요.

피해자가 도망을 가야만 하는 전례를 싫어서 이사가고 싶지 않았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죠.

지금 안산시에 CCTV가 2배 넘게 설치됐고, 1대1 보호관찰관, 24시간 순찰인력도 생겼습니다. 사후조치가 나오긴 했습니다만, 이것조차도 피해자 입장에서는 근본적인 방안이 되지 못 한 건데요. 출소 후에도 이런 조두순을 격리해야한다는 법안이 현재 나와 있기는 한데, 현재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관계당국에 이렇게 철저한 치안관리를 하겠다는 의지를 저는 아주 존중을 합니다. 그러나 피해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아픈 일이고요. 앞으로 저는 꼭 바라고 싶은 게 있어요. 안산에 살면서 이런 끔찍한 사건을 접하고 난 당사자로서는 안산시가 참 전국에 혐오지역으로 비쳐지는 게 저는 안타깝고 꼭 우리 가족이 죄인 된 그런 기분이에요. 그래서 앞으로는 치안 문제도 꼭 신경을 써가지고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리고요. 그리고 이제는 안산에 이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는 일이 절대 없도록 아예 전국에서 치안이라 그러면 제1도시가 되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꼭 저는 가지고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말씀하셨지만 이게 안산만의 문제, 특정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고 어느 지역에서도 아이들이 아동 성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사실 범죄자를 격리하는 비슷한 법률이 번번이 통과가 되지 못 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이중처벌 소지’가 있다는 부분이 지적이 됐었는데요. 지금 이번 국회에서도 기다리고 있는 법안이 있거든요. 피해자 입장에서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 텐데요.

-네 그 부분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인데요. 보호수용법이나 국회에서 여러 법안이 계류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번 기회에 정말 그런 법을 통과시켜서 조두순이 이 법의 적용을 안 받는다 할지라도 앞으로 발생하는 그런 예방차원에서라도 꼭 이 법은 통과시키자. 그래도 좀 나은 법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왜 그러냐면 앞으로 또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면 그때도 법이 없어서 처벌을 못 한다, 또 격리를 못한다, 그런 얘기를 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럼 조두순이가 적용이 안 된다하더라도 예방차원에서, 또 피해자나 가해자를 격리시킬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이제는 만들어놔야하지 않겠어요. 제가 12년 동안 목청 높이면서 제발 좀 아이들이 아프지 않은 세상, 또 어떻게 하면 범죄를 좀 줄일까 하는 방법을, 대책을 세워달라 그렇게 요청을 했는데, 인터뷰를 했는데. 크게 변화된 건 없다고, 저는 그렇게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 이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는 당사자나 가족들은요. 하루하루가 정말 악몽입니다. 그걸 좀 국회나 정부에서 헤아려주셨으면 좋겠어요. 바라는 게 다른 게 없어요. 성범죄 예방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달라는 거. 둘 째는 피해자들이 당당하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달라는 게 여태까지 바람으로 외쳐왔습니다. 이런 제 울부짖음을 꼭 좀 기억해주셨으면.

제가 좀, 아픈 질문이 좀 될 수도 있을 텐데요. 악몽 같다는 표현을 쓰셔서 말씀인데요. 한번 처벌을 받은 가해자를 격리시키는 건 이중처벌 소지가 있다는 부분 때문에 계속 법이 진행이 못 된 부분이 있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제가 반문을 한번 드려보겠습니다. 피해자의 아픔과 인권은 한번 생각을 해보셨는지 모르겠어요. 저희들 사는 게 정말 살얼음판 걷는 그런 생활을 하고 있거든요. 누가 주변에도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는 저희 당사자나 가족 입장에서 볼 때 과연 피해자의 인권만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인지. 국회에 계류중인 법이 피해자의 인권을 짓밟는, 가해자 인권 짓밟는 법이 아니잖아요. 치료 목적이고, 격리 목적이잖습니까. 그게 그렇게 가해자의 인권 논할 그런 상황인지 되묻고 싶어요. 그럼 피해자의 인권은 어디 있는 겁니까.

제가 사전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아버님과 꽤 길게 통화를 했었고. 정말 많이 마음이 무거워지는 인터뷰였는데요. 새로 이사하시는 곳에서는 조금 더 나은 생활을 하실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아버님 감사합니다.

-네,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이제는 저도 조금 물러날까 싶습니다. (아, 어떤 부분에서요?) 그동안 너무 많은 이슈 때마다 제가 등장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정부에서 아주 안전한 대책을 세워주실 걸로 믿고요. 이제는 우리 아이와 우리 가족들, 이제는 좀 치유에 전념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인터뷰도 좀 사양하고. 좀 잊히고 싶은 그런 생각이에요. 그렇게 좀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시고 도와주시고 걱정해주셨는데 앞으로는 정말 좋은 사회가, 밝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저는 기대하면서 이제는 조용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잊히고 싶다는 말씀이 얼마나 어려운 자리이고, 용기를 내신 자리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인터뷰 응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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