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은 무엇보다도 10만 명 넘는 인파가 몰릴 것이 예측이 됐는데도, 사고를 막지 못한 상황에 대해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그 안타까운 이야기는 백승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서른살 딸을 잃은 아버지는 자신의 딸이, 허술한 대책의 희생양이 됐다고 말합니다.
참사 당일 10만 명 넘는 인파를 예상하고서도 아무 대책도 없었다는 겁니다.
[30대 사망자 아버지]
"구간구간 몰리는, 밀집돼서 사고가 예상되는 지점 같으면 원활하게 물이 흐르듯이 인도해주고 정리를 해줘야 하는데 그런 건 전혀 빠져 있었다, 이거죠."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는 생각에 울화가 치밀고, 다시는 볼 수 없는 딸이 떠올라 눈물부터 터져나옵니다.
[30대 사망자 아버지]
"나는 딸을 잃었어요. 진짜 대책 없는, 대책 없는 정부 때문에…"
참사 이후의 대응은 유족들을 더 힘들게 했습니다.
자녀의 얼굴을 보기까지 12시간 넘게 기다리면서 아버지는 애만 태워야 했습니다.
[20대 사망자 아버지]
"내 자식이 길에서 압사를 당했는데…누군가가 나서서 나한테 안내를 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예요. (서울시) 담당자가 일대일 매칭하기로 했다는데 누군지도 모르겠고 뭐 얘기하려고 하면 다 사라져 버리고…."
딸의 마지막 가는 길, 친구들과 함께 하길 바랐지만, 경찰로부터 휴대전화를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20대 사망자 아버지]
"그 마지막 가는 순간에 그 친구들 얼굴은 봐야 될 거 아니야. 분실된 핸드폰이 용산경찰서에 있는데 언제 들어오는지."
유족들은 시간을 참사 전으로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에 가슴이 사무칩니다.
[30대 사망자 아버지]
"아침에 나갈 때 차 조심 하고, 신호가 바뀌고 앞뒤로 잘 살피고 건너라고 그렇게 당부를 할 게 아니고. 이태원에 절대, 이런 행사에 가지 말라고 당부를 했을 텐데…"
채널A 뉴스 백승연입니다.
영상취재: 윤재영 박찬기
영상편집: 변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