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볼이라는 영화 보셨습니까?"
지난 9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강유정 의원에게 한 발언입니다.
당시 강 의원은 정 회장에게 "정량지표, 정성지표로 나뉘어진 점수표, 회의록, 채점 결과 보신 적 없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정 회장은 머니볼을 예로 들며, 답변을 이어가려 했지만, 가로막혔습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 관계자는 오늘 채널A에 "홍명보 대표팀 감독의 선임 과정이 대학 수능시험과 머니볼이라는 양 극단을 놓고 볼 때 머니볼에 가깝다는 취지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머니볼은 스카우터들이 가장 구하고자 하는 선수를 적시에 잡기 위해서 그야말로 분초를 다투는 스카우트 게임이 벌어지는 영화"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고의 선수나 감독을 뽑는 스카우트 세계에서는 모집 공고하고 서류전형과 면접을 진행하는 건 맞지 않는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기준을 만드려면, 기준을 만들 사람과 잣대로 잴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전력강화위원회에 맡겨서 해보려고 했던 것"이라며 그럼에도 "채점표에 동그라미, 가위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홍 감독은 모든 걸 종합할 때 울산HD에서 성취한 퍼포먼스가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몽규 회장 측은 "국회에 나가기 전 정 회장과 얘기를 나눴는데 '국가대표 감독 평가방식을 국회의원들이나 문체부 쪽에서는 대표적 예로 수능시험이나 신입사원 입사시험을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는 그렇지 않지 않냐'는 뜻으로 서로 얘기가 오갔다"고 전했습니다. 또 "정 회장이 머니볼을 인상적으로 본 것 같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체부는 다음 주 축구협회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 회장에 대한 징계 권고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인촌 장관은 최근 "홍명보 감독도 여러가지 본인이 억울한 점이 있거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면접도 다시 하고 또 그 외에 다른 경쟁자와 함께 과정을 제대로 거쳐서 선임되는 게 맞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축구협회 노조는 "정 회장의 리더십이 파탄 났고, 그가 있는 한 한국 축구엔 희망이 없다"며 "대의원총회를 통해 정 회장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14일 쿠웨이트, 19일 팔레스타인 원정 2연전을 앞두고 4일 소집 명단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홍 감독의 거취를 놓고 또 한 번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