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구조 당국은 현지시각 어제 SNS를 통해 오후 4시 발렌시아 지역의 사망자가 15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인근 카스티야 라 만차에서는 2명, 안달루시아에서는 1명의 사망자가 집계됐습니다. 여전히 수십 명은 실종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1973년 10월 홍수로 300명이 사망한 이후 최악의 인명 피해입니다.
현재 구조 당국이 급류에 휩쓸려간 자동차 내부와 물에 잠긴 건물 등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날 수해 현장을 찾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집에 머물면서 응급 서비스의 권고를 존중해달라"며 정부가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의 고통을 생각해 수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CNN에 따르면 군인 1000명 이상이 구조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배치된 상황입니다.
스페인에서는 현지시각 29일 남동부 지방을 중심으로 짧은 시간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는데 스페인 기상청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는 2시간 만에 1㎡당 150∼200L의 비가 내렸고, 안달루시아 지역에서는 10월 한 달 동안 내릴 비의 4배나 되는 양이 하루에 집중됐습니다.
이번 기습 폭우는 이 시기 이베리아반도에 흔히 발생하는 '고고도 저기압' 때문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약 1만m 고도에서 영하 75도에 이르는 매우 차가운 공기가 지중해에서 올라오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 강한 폭풍을 형성했다는 겁니다.
단기간에 기습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과 하천이 순식간에 범람했고 주민들에게 대피령도 늦게 내려지는 바람에 인명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발렌시아 지방은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됐지만 치수 시설을 충분히 갖추지 못해 범람한 물이 그대로 주거 지역을 덮쳤다고 매체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기상청이 이번 주 내에 비가 다시 온다고 예보해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