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다, 김승희 기자 나왔습니다.
Q 1. 오늘 김 기자가 신기한 주제를 가져왔어요. 쓰레기로 비행기를 띄운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건가요?
폐식용유나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가공하면 비행기 연료가 됩니다.
이걸 '지속 가능 항공유'라고 하는데요.
쉽게 말하면 친환경 항공유입니다.
아직 친환경 항공유만으로 비행기를 띄울 순 없고요.
현재 기술로는 전체 연료의 50%까지 혼합해 운항할 수 있습니다.
지난 5일 국토교통부가 국내에서첫 시범운항을 진행했는데요.
인천에서 LA까지 가는 항공편에 친환경 항공유를 2% 섞었습니다.
Q2. 폐기물을 다양한 방법으로 재활용할 수 있으니 좋긴 한데요. 그럼 실제로 환경에 좋은 건가요?
우선 태우거나 땅에 묻던 쓰레기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는데요.
항공유를 만들 수 있는 재료는 다양합니다.
일단 폐식용유나 사탕수수 같은 식물성 물질로 만드는 방법이 있고요.
폐플라스틱 같은 생활 폐기물을 고온 고압으로 분해해서도 만들 수 있습니다.
공기 중에 있는 물을 분해해 얻은 수소로도 가능합니다.
이번에 시범운항한 인천-LA 노선을 기준으로 보겠습니다.
비행기를 한 번 띄우는 데 연료 100톤 정도가 들고 이 연료를 다 태우면 총 300톤의 이산화탄소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번에 사용한 친환경 항공유 2톤에 대해서는 80% 탄소 저감 효과가 있으니 탄소배출량을 4.8톤 줄인 셈입니다.
나무 857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는 겁니다.
Q3. 비행기를 타는 여행객들에게는 실제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요즘 항공권 가격 참 비싸잖아요.
지속가능 항공유는 일반 항공유보다 최소 3배에서 최대 7배 비쌉니다.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안 그래도 비싼 비행기 푯값이 더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한 컨설팅업체에서는 지속가능 항공유 사용이 확대되며 항공사에서 들여야 할 비용이 2050년까지 8~18% 증가할 거라고 분석했고요.
국제항공운송협회도 "국제 항공요금이 상당한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Q4. 값도 비싼데 꼭 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지구 온난화에 맞서려는 국제사회의 환경 규제 때문입니다.
2025년부터 유럽연합 상공을 다니는 비행기들은 전체 연료 중에 지속가능 항공유를 2% 이상 섞어야 합니다.
2050년까지는 의무 혼합률이 70%까지 확대됩니다.
우리나라도 가입한 UN 산하의 국제민간항공기구도 2027년부터 지속가능 항공유를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지속가능 항공유 생산량이 전 세계 항공유의 0.2%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인 만큼 적극적 투자와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