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오늘로 94일 남았습니다.
이제 각당의 공천 작업도 본격화하겠죠.
선거를 하려면 돈이 듭니다.
본선은 물론 당내 경선부터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합니다.
정치인들은 이 돈을 어디서 모을까요?
출판기념회입니다.
저는 요즘 하루에도 몇 통씩의 출판기념회 개최 문자를 받습니다.
아예 모르는 사람이면 무시하지만, 안면이 있으면 모른척하기 힘듭니다.
책 1권 정가는 2만 원 안팎이지만, 정가만 내는 사람은 드뭅니다.
봉투에 10만 원을 넣든, 30만 원을 넣든 그건 자유입니다.
유력 정치인이라면 많게는 3억 원도 모은답니다.
예전엔 출마 지역구에서 한 번 정도 출판기념회를 하더니,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전국을 누비더군요.
지지자들이 모여서일까요.
다소 과격한 말도 나왔었죠.
[송영길 /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해 11월, 서울)]
"이런 건방진 X이 어디 있습니까. 어린 X이 국회에 와서"
출판기념회는 한도가 있는 정치 후원금과 달리 경조사로 분류돼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모금 한도나 수입 내역을 공개할 의무도 없습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노웅래 의원은 장록 속에서 발견된 3억 원이 조의금과 출판기념회 때 남은 돈이라고 해명했었죠.
[노웅래 / 더불어민주당 의원(2022년 12월)]
"집에서 나온 돈 부정한 돈 아닙니다. 검찰은 봉투째 든 돈 모두 꺼내서 돈다발로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사표도 수리 안 된 현직 부장검사가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출판기념회를 여는 촌극까지 벌어졌습니다.
규제할 방법은 없을까요?
현행법상 선거 90일 전부터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규정만 있을 뿐 별다른 제지는 없습니다.
1월 11일까지 나흘 정도 남았으니 막바지 출판기념회가 줄을 이을 듯 합니다.
새로운 국회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특권 폐지일 겁니다.
불체포특권을 없애고, 면책특권을 제하하는 것 뿐만 아니라 민폐 출판기념회 금지법 마련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