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이건 졸업 앨범 하나 쯤은 있을 겁니다.
20~30년 전 졸업앨범에는 주소와 전화번호가 그대로 담긴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졸업앨범을 50만 원 주고 구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사건현장360, 백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요즘 각 학교별로 졸업식 시즌이 한창입니다.
이 시기에는 졸업앨범을 구하겠다는 곳들도 늘어난다는데 주로 흥신소 쪽이 많습니다.
왜 그러는 건지 그 이유를 추적해 봤습니다.
초등학교 동창을 찾고 싶다고 흥신소에 의뢰하자, 졸업앨범 갖고 있느냐는 말이 돌아옵니다.
[A 흥신소 관계자]
"앨범이 있으면 도움이 되는 게 옛날 집 주소가 나올 거 아닙니까? 조회 업체에 의뢰해서 (주민번호) 뒷 번호 조회를 합니다. 물론 불법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그 사람에 대해서 싹 신상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어요."
다른 흥신소에선 앨범을 직접 구해주겠다고 제안합니다.
[B 흥신소 관계자]
"의뢰인 대신해서 (앨범을) 구해드릴 수도 있어요. 특정할 수 있는 사진이라든가 주민번호 앞자리는 알 수 있을 거 아니에요."
중고거래 사이트에 '졸업앨범'을 검색하자 특정 학교, 특정 연도 앨범을 구한다는 글이 수십 건.
50만 원에 구하겠다는 글, 흥신소에서 직접 올린 글도 눈에 띕니다
졸업앨범에 개인정보가 얼마나 들어있는걸까.
개인정보 경각심이 비교적 낮았던 2010년 이전으로 올라갈수록 개인 신상이 많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곳 헌책방엔 40년 동안 수집된 졸업앨범 1만여 권 정도가 비치돼 있는데요.
일부 앨범에는 주소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그대로 기입돼 있습니다.
[이범순 / 헌책방 대표]
"문의하는 전화가 오더라고. (뭐라고요?) 그런 거(앨범) 혹시 살 수 있느냐고. 회사에 영업팀, 영업하는 분들이 많이 찾는 거 같더라고."
이렇게 확보한 정보를 이용해 직장에 찾아오는 등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C 씨 / 졸업앨범 정보유출 피해자]
"회사로 흥신소 사람이 불쑥 찾아왔어요. 대부업체에서 확인 차원에서 고용해서 왔는데 맞냐면서. 어떻게 알았느냐니까 졸업앨범 통해서라는 거예요. 너무 무서웠죠."
최근엔 딥페이크 범죄 피해 우려까지 더해지며 앨범 자체를 거부하는 교사와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D 씨 / 교사]
"학부모, 학생 단톡방에서 외모 평가를 당하거나 아니면 희화화하는 사례는 많이 들었었습니다. 저도 실제로 졸업앨범에 제 사진을 빼달라고 요청을 했었고요."
[채다은 / 변호사]
"(앨범에) 주거지라든지 전화번호 연락처를 이용한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는데요. 성적인 영상을 만드는 경우에는 허위영상물 제작죄로 강하게 처벌받고 있습니다."
일부 흥신소는 전국 명문고 졸업앨범을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는 상황 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건현장360, 백승우입니다.
PD : 엄태원 최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