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패배 이후 공개 활동을 자제해 왔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오늘(12일) 7개월 만에 국회를 찾았습니다. "지금의 헌재는 헌법으로부터 도망 다니는 '헌법도망소'"라며 비판 기자회견을 연 겁니다.
원 전 장관은 그동안 SNS를 통해서만 메시지를 내 왔죠. 그의 '여의도 실사 등판'에 시선이 쏠렸습니다. 조기 대선 몸풀기가 아니겠냔 관측 때문입니다. "당 안팎 대선주자 움직임을 의식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원 전 장관 이렇게 답했습니다. "대통령 복귀가 우선"이라고요. 조기 대선 준비 가능성에 일단 선을 그은 겁니다. 그렇다면 원 장관은 왜, 지금 카메라 앞에 선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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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론기일 끝날 수 있는 시급성 때문"
원 전 장관은 "내일 헌법재판소가 예정한 변론기일이 끝날 수도 있는 시급성 때문에 오늘 나왔다"고 강조했습니다. 헌재는 내일(13일) 8차 변론기일을 마지막으로 추가 기일을 잡지 않은 상태죠.
그는 헌재를 겨냥해 "한덕수 권한대행 정족수 문제부터 해결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헌재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불임명 권한쟁의심판 사건 변론을 재개한데 대해서도 "마은혁 셀프임용 시도"라고 비판했는데요. 헌재가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데 대통령 탄핵심판만 이렇게 서두르는 건 납득할 수 없다는 거죠.
여권 일각에선 침묵하던 원 전 장관이 '헌법재판소 편향성'을 비판하며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은 건 '안전한 선택'이란 분석도 나왔습니다. 윤 대통령 맹렬 지지자들로부터 "대선을 대비하느냐"는 눈총을 받지 않고,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주제를 택했다는 거죠. 원 전 장관은 그동안 SNS를 통해 헌재가 불공정하다는 목소리를 내 왔습니다.
"혼란에 대한 책임감‧尹에 대한 신의"
원 전 장관은 오랫동안 보수 대선주자로 꼽혀 왔습니다. 2004년 한나라당 천막당사 시절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으로 불리는 소장개혁파로 주목받았죠. 지난 대선 경선 때 윤석열 당시 후보와 경쟁했고,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위원장을 거쳐 윤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으로 발탁돼 '친윤' 핵심으로 떠올랐습니다.
지난해 전당대회 패배 이후 원 전 장관의 고민이 깊어진 걸로 보입니다. '친윤 후보'라는 타이틀로 전대에 출마해 한동훈 전 대표와 경쟁했는데, 당시 네거티브 경쟁이 그동안 쌓아 온 이미지를 깎아먹었다는 비판도 거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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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전 장관의 한 측근은 "당시 '정치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원 전 장관의 경고는 지금 와서도 돌이켜볼만 하다"고 했습니다. 원 전 장관이 당정 갈등으로 인해 초래될 정치적 혼란을 지난해부터 우려했다는 거죠.
원 전 장관이 현 시점에서 등판한 건 "정치혼란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윤 대통령에 대한 '신의' 때문"이라는 게 원 전 장관 측 설명입니다. 다만, 구치소에 있는 윤 대통령 면회 계획을 묻는 질문에 원 전 장관은 "아직까지 없다"고 잘라 말했죠.
"직책 없어 발언 자유로워"
또다른 원 전 장관의 측근은 '직책이 없어 스피커로서 자유롭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꼽았습니다. "다른 스피커와 달리 뭘 해도 된다. 윤 대통령 복귀에 힘을 더 하는 원 전 장관 목소리는 독보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현직이라서 발언이나 행보에 제약이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과는 다른 스탠스를 취할 수 있다는 겁니다.
원 전 장관은 최근 탄핵 반대에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곳 중 하나인 원외 당협위원장들과도 원활히 소통 중입니다. 앞서 원 전 장관은 원외 당협위원장 단체 채팅방에 "응원하며 함께 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죠.
원 전 장관 측은 "민주당과 헌재가 주도하는 편파적인 정치 현실에 대해서 원 전 장관이 더 강한 액션을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조기 대선 가능성에 선을 그었지만, 원 전 장관이 정치 행보를 재개하면서 여권 잠룡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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