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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앵과 뉴스터디]정성호 민노총 네이버…‘장관 17명’에 숨은 이 대통령 속내는?

2025-07-05 15:00 정치

지금 정부 부처가 총 19개죠. 정부 조직 개편으로 조금 바뀔 수도 있지만, 현재 19개 부처 장관 중 이 대통령이 17곳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습니다.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아직 발표가 안 됐는데, 이재명 정부의 초대 내각이 거의 완성된 겁니다.

이 대통령은 어떤 생각으로, 어떤 취지에서 이 사람들을 장관 후보자로 골랐을까요? 17명의 면면과 그 속에 숨은 메시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 이 대통령의 각 부처 장관 인선… 숨은 메시지는?

[1]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
법무부 장관 인선에 특히 관심이 많았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 윤석열 대통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선택했습니다. 왜 정성호 의원일까요?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정권의 상징 자리, 나이스한 검찰 개혁’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성호 후보자의 관계는 많이 알려져 있죠.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단체 활동을 같이 했고, 사석에서는 이 대통령이 “형”이라고 부르는 사이입니다. 정 후보자는 강원도 양구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 나와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을 했고, 정치에 입문해 지금 5선 국회의원입니다. 이 대통령이 당에 아무런 기반이 없던 시절, 특히 2017년 문재인 대통령과 대선 경선을 붙을 때부터 정성호 의원은 이 대통령을 밀었습니다. 사법연수원 때부터, 또 힘들었던 정치 입문 시기부터 중앙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던 사람이 바로 정성호 의원입니다.


그러면, 왜 국회의장을 하고 싶어 했던 정성호 의원을 법무부 장관에 지명했을까요? 바로 ‘나이스한 검찰 개혁’이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사법 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정성호 의원은 이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정 후보자는 최근 “검찰청 이름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요.

제가 검찰 개혁 앞에 ‘나이스한’을 붙였죠.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꼭 하고 싶어 하는데, 그걸 누가 주도하고 있어요? 강경파들이 주도하고 있고, 이들은 빨리 검찰을 없애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러다가 ‘검수완박 2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죠. 문재인 정부가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검수완박’을 밀어붙였는데, 완벽하게 안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 대통령은 자기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속도보다는 꼼꼼하게 따져서 검찰 개혁하겠다면서 정성호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지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청 폐지했을 때 그다음은 어떻게 할 거냐? 누가 수사할 거냐? 경찰이 이걸 다 할 수 역량은 되는 거냐? 이런 부작용들까지 따져가면서 하라고 앉혀 놓은 겁니다.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관련해서도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시켜야겠죠. 정성호 후보자가 “이재명 대통령 재판, 아예 공소를 취소해야 된다”고 총대를 멨었죠.

[2] 윤호중 행안부 장관 후보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도 관심입니다. 윤호중 후보자는 원래 친명으로 불리지 않는 사람입니다. 평화민주당 때부터 민주당에 있었던 당료 출신으로, 이해찬 대표 때 사무총장을 해서 오히려 ‘이해찬 사람’으로 볼 수 있는데요. 그러면 왜 윤호중 후보자를 왜 지명했을까요? 이렇게 정리를 해 봤습니다. 바로 ‘보이지 않는 친명, 사법‧행정 장악력’인데요. 취재를 해보면, 민주당 내에서 윤 후보자에 대해 “보이지는 않지만 확실한 친명”이라고 얘기들을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경선캠프 인선 발표 때, 좌우에 당시 윤호중‧강훈식 의원을 세웠죠. 친명 색채를 오히려 드러내지 않겠다면서 이 두 사람을 필두로 경선 준비를 했는데요. 강훈식 의원은 지금 대통령 비서실장, 윤호중 의원은 행안부 장관 자리에 발탁한 겁니다. 이 대통령과 윤 후보자가 막역한 사이가 된 계기가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 패배 후, 서울시장에 출마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에게 ‘인천 계양을’ 지역구를 물려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죠. 당시 원내대표가 윤호중 의원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시작해 이 대통령이 첫 당대표, 두 번째 당대표를 하는 사이에 막역한 사이, 믿을 수 있는 관계가 됐다고 합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시켜야 합니다. 사법‧행정이 다 엮여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공공기관장 인사를 행안부 장관이 하죠. 경찰도 행안부 장관이 관할합니다. 검찰청 폐지하고 수사 기능 담당할 새로운 기관인 ‘중수청’을 만든다는데, 이 중수청을 행정안전부 산하에 둘지, 법무부 산하에 둘지 지금 국회에서 논의 중입니다. 행안부 장관 밑으로 올 수도 있는 거죠. 그렇게 되면, ‘사법’ 분야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니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시켜야겠죠. 또,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 균형에 엄청난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이 부분도 행정안전부가 담당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행안부 장관 자리에 자신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충암고 후배 이상민 장관을 앉혔었죠. 그만큼 엄청나게 중요한 자리에, 이 대통령은 드러나지는 않지만 가장 믿게 된 사람을 앉힌 것으로 보입니다.

[3] 구윤철 기재부 장관 후보자
기획재정부 장관도 상당히 중요하죠.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지는 기재부 수장에는 구윤철 후보자가 지명됐습니다. ‘아는 사람이 바꿔줘, 실력파 혁신 관료’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보이는데요. 구윤철 후보자는 전형적인 기재부 관료 출신입니다. 1989년 행정고시에 합격해서 재정경제원 행정 사무관을 하다가 기획예산처에서 근무했는데요.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과 인사제도비서관을 했었고, 문재인 정부 시절에 기재부 예산실장과 기재부 2차관, 국무조정실장을 지냈습니다.


그러니까 노무현‧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에 있으면서 흐름을 알고, 기재부 관료 출신입니다. 특히 지금 이재명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때처럼 기재부를 분리하려고 하죠. 지금 기획재정부는 예산과 경제 관련 기능이 합쳐져 있지만, 노무현 정부 때는 기획‧예산 담당하는 기획예산처와 경제 담당하는 재정부가 분리돼 있었습니다. 이때처럼 예산 부분을 떼서 아마 국무총리실로 가져갈 것 같고, 기재부엔 경제 쪽만 남겨둘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개혁을 ‘기재부를 아는 사람’이 하라는 겁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구윤철 후보자가 ‘레볼루션 코리아’라는 책을 썼는데, 이 책을 이 대통령이 상당히 인상 깊게 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혁신을 이뤄야 되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이 책에 AI‧초격차-고령화-복지와 교육 문제에 대한 개혁 해법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4]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외교부 장관에는 조현 후보자를 지명했죠.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조금 시끌시끌한 상황인데요. 조 후보자, 전형적인 외교 관료입니다. 외무고시 합격해 외교부에 들어왔고,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 파견돼서 일한 적이 있고, 이명박 대통령 때 다자외교 쪽을 담당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때는 외교부 2차관‧1차관과 주유엔대사까지 했던 인물입니다.

조현 후보자 지명에는 ‘외교통 실용외교, 양자-다자-통상 전문가’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데요. 조 후보자는 북미통입니다. 미국 쪽과 친합니다. 미국과의 양자 외교가 되고, 주유엔 대표부 차석대사와 주유엔 대사를 지냈기 때문에 다자간의 협상이 필요한 다자외교도 가능하고, 통상 쪽도 전문가로 꼽힙니다. 이번 대선 때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위 부위원장을 지냈는데, 여기 위원장 했던 위성락 의원은 국가안보실장이 됐죠. 조 후보자도 이 대통령이 일찌감치 외교부 장관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5]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일찌감치 내정됐던 걸로 전해지는데요.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는 결이 다릅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쪽이라면 여기는 이종석 국가정보원장과 함께 ‘남북 대화파’로 볼 수 있죠. 정동영 후보자 지명에는 ‘미워도 다시 한 번? 남북 관계를 뚫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 후보자는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MBC 기자로 일하다가, 새정치국민회의 입당으로 정계에 입문해 지금 5선 국회의원입니다. 이미 통일부 장관을 한 번 해봤던 인물이기도 하죠. 2004년 노무현 정부 통일부 장관으로 개성공단 사업을 했었고, 북한 김정일 위원장과 직접 만나 단독 면담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후 열린우리당 의장을 하고, 2007년에는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대패했죠. 자의 반 타의 반 민주당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다가, 2016년에는 안철수 국민의당에 입당했고, 민생당 대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을 오래 떠나 있다가 상임고문으로 다시 복귀,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경선 기회를 얻고 공천을 받아 다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각별한 마음을 느낄 수가 있는 부분인데요.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로 나왔을 때, 이 대통령이 정동영 팬클럽 ‘정통’에서 활동을 했었죠. 이 인연으로, 공천에 이어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까지 연결된 게 아니냐는 해석들이 많이 나옵니다.


통일부 장관을 한 번 했던 정동영 후보자를 다시 선택했다는 건, ‘남북관계를 뚫어보겠다’는 북한에 대한 시그널이기도 합니다. 정 후보자가 지명 직후 “통일부 명칭을 바꿀 수도 있다”면서 북한 쪽에 손을 내밀기도 했죠. 이게 무슨 이야기냐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해 “통일하지 말자. 평화가 통일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들고나오면서, 우리가 계속 통일을 얘기하면 북한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니까 우리도 통일을 좀 미뤄두자, 한반도 전체가 우리나라 영토라는 헌법 개정하고, 국보법 폐지하고, 통일부도 정리하자고 주장한 건데요. 이 주장과 ‘통일부 명칭 변경’은 약간 결이 이어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통일부’라고 하니 북한이 오해를 한다는 거죠. 그러니 통일부 이름을 바꾸자는 이슈를 들고나온 겁니다. 정 후보자는 “평화와 안정을 구축한 토대 위에서야 통일도 모색할 수 있다”면서 “통일부 명칭 변경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신 ‘평화’라는 단어는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과연 북한이 화답할까요?

[6]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안규백 의원을 선택했는데요. 여기는 메시지가 명확합니다. ‘방위라도 괜찮다, 계엄 군 싹 바꿔’입니다. 안규백 후보자는 1961년 5‧16 이후 처음으로 군 출신이 아닌 국방부 장관 후보자입니다. ‘문민화’라고 하죠. 그동안에는 사실 육사 출신이 아닌 국방부 장관을 찾기도 어려웠는데, 방위병으로 복무했던 안 후보자를 파격적으로 지명했습니다.


안규백 후보자는 당직자 공채로 평화민주당에 들어와 당료로 일을 하다가, 서울 동대문에서 5선을 한 정치인인데요. 방위병 출신이지만, 국방에 전문성은 있습니다. 국회의원을 하면서 주로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을 했고, 국방위원장까지 했기 때문인데요. 국방위 활동으로 군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을 뿐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도 의원 시절 상임위가 국방위였죠. 여기서 함께 활동하면서 각별한 사이가 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난 총선 때는 이재명 당대표가 안규백 의원에게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을 시켰고, 이번 대선 때는 직접 소통하는 자리인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을 맡겼습니다. 그만큼 믿을 수 있다는 거죠.

이 대통령은 왜 군 출신이 아닌 민간인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골랐을까요? 상당히 흥미로운 대목인데요. 군을 싹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윤석열 정부 계엄 사태 때, 군에서 실행을 했죠. 그래서 새 방첩사령관도 민간인으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즉, 민간인 국방부 장관 지명에는 윤석열 정부의 군에 대한 불신이 담겨 있어 보입니다.

[7]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권오을 보훈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담긴 메시지는 뭘까요? ‘보수 영역도 안 피해, 나 도우면 덕 본다’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권오을 후보자는 물론 민주당 소속으로 경북도의원을 지내기는 했지만, 주로 한나라당에서 정치 활동을 했습니다. 이회창 총재 기획특보를 했고, 보수정당 텃밭으로 꼽히는 경북 안동에서 3선을 했죠. 새누리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는 등 활동을 하다가, 바른정당으로 나갔고,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대위로 온 인물입니다.

어쨌건 보수정당 출신을 국가보훈부 장관에 앉힌 건데요. ‘보훈’이라는 것이 원래 보수 쪽 아젠다입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엄청나게 보훈에 신경을 많이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국가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한 사람은 특별한 보상을 하겠다”면서, 이번 국무회의에서 국가를 위해 순직한 공직자들에 대해서 더 높게 연금을 줄 수 있는 시행령 개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보훈’을 관장할 장관 후보자에 보수정당 출신 인사를 지명한 겁니다. 국민의힘에서는 발끈했죠. “권오을 후보자는 꿀이란 꿀은 다 빨아 먹은 분”이라며, “보훈의 ‘보’자도 모르는 사람”이라 비판했는데요. 보훈하고는 별로 관련이 없긴 하죠.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서는 권오을 후보자가 아주 고마운 사람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가서 “이번 대통령은 누가 돼야 합니까?” 물었더니 “이재명”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하는 등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 국회의원 출신이 이번 선거 때 열심히 뛰었죠. 결국 안동에서 이 대통령이 30%가 넘는 득표를 했습니다. 권 후보자 뿐 아니라 대선 때 여러 명의 보수정당 출신 인사들이 이 대통령을 도왔죠. 권 후보자 장관 지명을 통해 그 사람들에게 ‘나 도우면 덕 본다’는 시그널을 줄 수도 있는 거죠.

[8]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번 장관 지명 때 가장 관심을 받은 인물이 유임된 송미령 장관이죠. 사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요. 전임 정권 사람을 유임시킨 데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는 ‘나 통 큰 사람이야. 일 잘하면 가리지 않아’가 아닐까 싶습니다.

송 장관은 충남 논산 출신으로 이화여대를 졸업했고, 전형적인 농촌 전문가입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쭉 일하면서 부원장까지 지냈고, 윤석열 정부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오른 인물인데요.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부담도 있습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에서 “유임 철회 안 하면 트랙터 몰고 투쟁할 것”이라며 농성하는 등 반발도 크기 때문이죠.

이 대통령은 왜 송미령 장관 유임을 선택했을까요?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 때 이야기를 해보니 송 장관이 답을 참 잘했다고 합니다. 일을 잘해서 유임을 시켰다는 건데요. 송미령 장관도 바로 화답했습니다. “이제 양곡법 처리할 여건이 됐다”면서, 윤석열 정부 때 반대했던 양곡법을 처리하겠다며 전향을 했죠. 국민의힘에서는 “기회주의적 처신이다. 양심 팔지 말고 사퇴하라” 압박을 하고 있는 상황.

어떻게 보면, 이 대통령이 송 장관 유임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던졌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송 장관 유임은, 이 대통령이 했던 “정치 보복은 안 한다”는 얘기와 좀 연결이 될 수도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는 책임을 확실히 묻더라도 그 밑에서 일한 사람에게까지 내가 보복하려는 건 아니다, 통 큰 사람이다 이런 걸 보여줄 수 있는 거죠.

[9]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민주당 국회의원입니다. 전남 여수 출신으로, 서울 노원구에서 구의원부터 시작해서, 구청장을 거쳐 국회의원까지 차곡차곡 밟아온 사람인데요. 정책 능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을 지냈습니다. 민주당 이해찬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기후와 재생에너지 관련해서 상당히 좀 진보적인 색채를 지니고 있는 인물입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활동했던 ‘전국 전국자치분권 민주지도자 회의’ 멤버로 함께한 인연도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김성환 후보자 지명에 ‘개척은 정치인에게, 당에 다 몰려 있지 마!’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입니다.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한다는 게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데, 기후‧에너지 분야와 연결돼 있는 부처가 환경부죠. 이런 새로운 걸 신설할 때는 정치인을 투입합니다. 관료는 있는 걸 잘 실행하고, 정치인은 새로운 틀 만드는 걸 잘하기 때문인데요.


‘당에 다 몰려 있지 마’는 무슨 뜻이냐면, 얼마 전 있었던 여당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김병기 의원이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됐는데, 사실 김성환 의원도 원내대표 후보군 중 한 명이었습니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아끼는 두 사람이 원내대표 선거에 나가 경쟁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던 건데요. 이럴 때 보통 대통령이 어떻게 하느냐? 한 명을 뺍니다. 그리고 장관 등 자리를 주면서 달래는 거죠. 자기 사람들끼리 충돌할 때면 한 명을 내각 등으로 빼는 건, 이건 이재명 대통령뿐만 아니라 다른 역대 대통령도 다 그랬습니다.

[10]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앞서 ‘개척은 정치인에게’라고 했는데, 이 연장선상에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는 강선우 의원을 지명했는데요. 강선우 후보자는 대구 출생으로, 가족학 박사입니다. 국회의원을 하면서, 당에서 보육특위위원장과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인물인데요. 이 대통령 공약 중 하나가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하겠다는 거죠. 그 역할을 정치인인 강선우 후보자에게 맡긴 겁니다. 이 ‘성평등가족부로 확대’는 정권 교체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성가족부 폐지가 공약이었는데 안 됐죠. 정부 조직 개편은 입법 사항인데,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반대해서 폐지를 못 했습니다. 반면, 이 대통령은 오히려 여성가족부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정권 교체의 상징이 될 이 작업에 정면 돌파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투입한 겁니다.

[11]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이 대통령은 부산의 전재수 의원을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보냈는데, 여기도 진짜 메시지가 확실해 보입니다. ‘밀어줄 땐 화끈하게 밀어준다’는 건데요. 전재수 후보자는 친명 아닙니다. 노무현 정부 때 권양숙 여사를 보좌했던 제2부속실장을 지낸 친노인데요. 전 후보자의 특징은 부산에서 인기가 많다는 겁니다. 22대 총선 자체는 민주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부산에는 참패를 했죠. 부산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민주당 의원이 바로 전재수 후보자입니다.

전재수 후보자를 해수부 장관으로 지명한 건, 이 대통령이 부산시장으로 밀어주겠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대통령은 세종시에 있는 해수부를 부산으로 내려보내겠다며 드라이브를 걸고 있죠. 해수부가 “2029년까지 내려가겠다”고 했더니 “올해 안에 옮겨라” 지시를 했습니다. 임대 사무실이라도 구해서 올해 안에 부산으로 옮기라는 건데,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죠. 이 때문에 해수부 부산 이전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을 차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PK까지 다 가져와서 국민의힘을 ‘TK당’으로 만들어버리겠다는 거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12]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정은경 후보자는 아마 우리나라 국민 중에 모르는 사람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국회의원들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죠. 이 대통령이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한 건 ‘유명세도 메시지, 보건 안전 적임자’라는 메시지로 볼 수 있는데요. 이 대통령은 최근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빨리 정은경 후보자가 오면 좋겠다고” 언급을 했습니다. 의료 정상화, 의료 개혁 부분 관련해 전공의들이 복귀할 조짐도 보이고 있는 상황이죠. 또 의료단체가 이번에 정은경 후보자 지명에 “환경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기대감이 큰 것 같은데요. 정 후보자가 과거 코로나 방역 진두지휘할 때 남편이 마스크‧손소독제 주식에 투자했던 의혹 관련해서는 청문회에서 해명한다고 했으니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보건복지부에서는 ‘보건’뿐 아니라 ‘복지’ 분야도 맡고 있죠. 이 대통령은 국민연금 전문가를 차관으로 임명해 보완제처럼 균형을 맞춘 것으로 보입니다.

[13]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는 뜻밖의 인물이 선택됐습니다.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인데요. 대전 출신으로 충남대 교수로 시작해 총장에 오른 인물입니다. 충남대에만 있던 사람을 왜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을까요? 이 인선에 담긴 메시지는 확실합니다. 일단, ‘지방과 여성도 배려, 서울대 10개 만들기’입니다. 내각 인사 평가는, 물론 그 부처 하나하나도 중요하지만, 내각 전체를 두고 평가합니다. 특정 학교, 특정 지역 출신, 특정 성별에 편중된 건 아닌지를 보는데요. 이진숙 후보자를 통해 ‘지방’과 ‘여성’을 챙겼고, 이진숙 후보자가 선대위에서 이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위원장을 맡았었습니다. 각 지방에 서울대 같은 훌륭한 대학 10개를 만들어 인재를 키우고, 지역에 공급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지역 균형 발전 공약 중 하나인데요. 이진숙 후보자에게 그 미션을 준 거죠.

[14]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도 아주 화제죠. ‘노동은 노동 전문가, 민노총도 가리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인사로 볼 수 있습니다. 김영훈 후보자는 지명되던 날에도 열차를 몰았던 철도기관사로, 민노총 위원장을 지낸 인물인데요. 지금까지 민노총 위원장 출신을 노동부 장관으로 쓴 경우는 없었는데,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를 선택했습니다.


살펴보니, 이재명 대통령하고 인연이 꽤 각별합니다.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김 후보자가 철도노조위원장을 하던 시절, 노동 관련 독서회를 같이했다고 합니다. 2017년 이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 도전했을 때 지지 선언을 했다가, 문재인 대선후보로 확정되자 정의당으로 가 심상정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었는데요. 지난 대선과 이번 대선에선 모두 이재명 선대위에서 활동했습니다. 그러니까 오래된 인연이죠.

‘주 4.5일제’와 ‘정년 연장’을 해내야 하는 노동부 장관 자리를 노동 전문가에게 맡겼다는 메시지가 담긴 인사인데, 민노총 위원장 출신을 장관 시킨다는 건 상당히 파격적입니다. 그래서 국민의힘에서 비판하고 있고, 기업 쪽에선 우려도 나옵니다.

[15]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기업 쪽의 우려 때문일까요? 이 대통령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자리는 기업인에게 맡겼습니다. ‘산업은 기업전문가, 대기업도 안 가리겠다’는 메시지로 보이는데요. 김정관 산자부 장관 후보자는 원래는 관료였습니다. 행정고시를 합격해서 기획재정부 관료를 지내고, 한국은행에서 자본시장부장을 했던 인물. 그러다가 퇴직하고 두산으로 가서, 원전 사업을 맡는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를 지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외쳤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원전 사업도 많이 육성해야 한다고 얘기했죠. 그래서 원전 사업을 하던 기업인 출신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앉힌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살펴본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재생에너지’, 탈원전 쪽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데, 원전 사업을 계속해 온 대기업 출신 장관과는 어떤 시너지를 낼지도 지켜봐야 할 포인트입니다.

[16]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전문가입니다. 여기에 담긴 메시지는 ‘AI는 AI 혁신답게, 삼고초려 실용 인사’라고 뽑아봤는데요. 이번 인선을 쭉 보면, 출신 학교도 다양합니다. 배 후보자는 광운대 출신으로 SK와 LG 쪽에서 일을 해왔는데요. 2016년부터는 LG AI연구원 초대 원장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17]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한성숙 중기부 장관 후보자는 400억 넘는 재산이 화제가 됐죠.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는 재산이 많거나, 다주택자들은 장관 잘 안 시켰는데, 이재명 대통령은 그런 후보자들도 꽤 지명을 했습니다. 숙명여대 출신으로, 네이버 대표를 지냈는데요. ‘기업부는 기업인으로, 여성-실용 한 방에’라는 메시지가 담긴 인사로 볼 수 있습니다.

▶ 메시지 담긴 ‘초대 장관’ 인선, 그 다음은?


초대 장관 내정자 인선으로 메시지를 담은 이 대통령. 법무부 장관 정성호, 행안부 장관 윤호중, 통일부 장관 정동영, 국방부 장관 안규백 등 그립을 잡아야 될, 힘을 보여줘야 할 자리에는 측근들을 지명했습니다. 그리고 조직 개편이 될 만한 부처 장관 후보자에는 민주당 의원들을 쫙 깔았죠. 노동부에 민노총 위원장 지낸 노동 전문가, 교육은 지방 교육 살릴 지방대 총장, 과학은 AI 전문가, 기재부는 개혁할 기재부 관료 출신, 의료 개혁 맡을 보건복지부엔 정은경 등 실용으로 가야 할 곳에는 다 전문가들을 꽂았습니다. 또 산업부 장관 후보자로 ‘원전도 수용하겠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미국 중시’ 같은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보수정당 출신 보훈부 장관 후보자를 통해 “보수통합하겠다”, 전임 정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으로 “정치 보복 없다”는 여론용 메시지도 던졌는데요.

그 메시지가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된다면, 일단 대통령 입장에서는 그 인사는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 후보자들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나 전과 논란 등이 있죠. 능력 보고 꽂았다지만, 도덕성도 중요합니다. 또한 고용노동부 장관이 민노총 출신 노동 전문가라지만, ‘고용’ 문제에도 제대로 신경 쓸 수 있는지 검증이 필요합니다. 기업인 출신 장관이 혹시 특정 기업이나 특정 산업에만 너무 잘해주는 것 아니냐는 부분도 봐야겠죠. 여러 검증 과정을 인사청문회에서 확실히 거친 다음, 이들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는 언론이 이제 또 지켜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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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구성: 동정민‧이남희 기자, 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 PD
제작: 박현아‧신민철 PD‧인턴 김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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