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팬까페 '재명이네 마을'을 개설했습니다. 회원수만 21만 명이 넘는데요. 이 대통령이 '마을 이장'으로 직접 까페에 글도 종종 썼는데,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이후 "요즘 챙겨야 할 일이 많다"며 이장직을 내려놨습니다.
이장은 떠났지만, 지금도 이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 하나 놓치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이곳에 요즘 부쩍 발걸음이 잦아진 의원이 있습니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죠.
지난해 드문드문 인사글을 남기던 정 의원은 지난달 12일 국회 법사위원장 사퇴 후 10건에 달하는 글을 연이어 올렸습니다.
2018년 정 의원이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을 향해 "이 지사가 이야기하면 항상 분란이 일어난다"고 발언한 영상이 공유되며 '수박(겉과 속이 다른 사람·비이재명계 멸칭)' 논란이 불거졌을 무렵엔 '저를 믿어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개혁의 적임자'라고 호소했고요. 자신의 북콘서트도 직접 홍보했습니다.
정 의원 뿐만이 아닙니다. 경쟁자인 박찬대 의원 캠프 관계자는 '검찰 개혁 일정 공개'란 제목으로 박 의원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공유했는데요. 이 대통령 지지층을 향해 표심 호소에 나선 겁니다.

대통령 인선 옹호, 후원계좌 홍보도
강득구 의원은 한 달 새 정 의원보다 많은 13건의 글을 연이어 올렸습니다. 야당으로부터 지명 철회 압박을 받았던 김민석 국무총리를 엄호하며, 김 총리 핵심 공격수였던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비판에 나섰고요. 김동아 의원은 후원계좌를 홍보했습니다. "정신 없이 일하다보니 홍보가 부족했는지 후원금이 턱 없이 부족하다"고요.
한 의원에게 이 대통령 팬까페에 대해 물었더니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한번 글을 올리면 이른바 '화력'이 다른 곳과 다르다고요. 의원들이 페이스북 등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도 기사화가 안 되면 알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한 초선 의원은 "결국 급하면 강성 지지층들이 많이 모인 유튜브나, 이 대통령 팬까페를 찾게 된다"며 "선배 의원들 얘기 들어보면 방송인 김어준 씨 유튜브 방송에 한 번 나가면 후원금 단위가 달라진다고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아직 팬까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한 중진 의원은 "우리 보좌관이 거기에 글을 한 번 올리라 하는데 민망해서 아직 못 해봤다"면서도 가입자가 얼마나 되는지, 글이 하루에 얼마나 올라오는지 기자에게 되려 물어보더라고요.
의원들이 아니더라도 팬까페는 지지자들 글로 북적입니다. 최근 검찰 인사 등을 두고 검찰 개혁 잘 될지 걱정이란 취지의 글이 올라오자 관리자가 "대통령께선 누구보다 검찰 개혁 의지가 확고하다. 여기 대통령님보다 더 검찰 피해 입으신 분 있나"라며 경고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당대표 주자들이 '추석 전 검찰 개혁'을 외치며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들의 민심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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