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은 천년된 고찰과 900살 은행나무도 새까맣게 태웠습니다.
계속해서 조현진 기자입니다.
[기자]
둘레 9.3미터, 높이 27미터의 은행나무가 숯덩이가 됐습니다.
굵은 가지들도 부러져 있습니다.
경남 기념물로 지정된 900년 된 하동 두양리 은행나무입니다.
풍성한 잎을 자랑하며 마을 수호신으로 여겨졌지만 산불로 타버렸습니다.
곳곳에 검게 그을린 비석이 보입니다.
4천900개 묘가 모셔진 추모공원에도 산불이 휩쓸고 갔습니다.
고인의 가족들은 그을린 비석을 고이고이 닦아냅니다.
남편 묘소를 찾은 할머니는 울음을 멈추지 못합니다.
[윤옥녀 / 경북 의성군]
"우리 영감… (울음) 여기 잔디만 타서 (다행인데) 그래도 얼마나 뜨거웠을까. 그렇죠?"
신라시대 때 세워진 운람사도 산불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사찰 경내는 여전히 메케한 냄새와 연기가 가득합니다.
화마가 덮치면서 검게 타버린 기왓장과 벽돌 등 잔해만 남았는데요.
천년 고찰은 순식간에 잿더미가 됐습니다.
산불이 다가오고 있는 사찰에서는 불상 등 국가유산 옮기기에 분주합니다.
고운사에서도 불상과 좌상 등이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유물 24점, 보물 등이 인근 박물관으로 옮겨졌지만 목재건축물 등은 그대로 남아있어 산불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호 정승환 김정현(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 허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