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 호남에 공들이는 이유는 뭘까요. 과거 이 후보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호남 민심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AI·재생에너지로 '호남 메가시티' 구축"
이재명 후보, 이틀간 호남에서 촉박한 일정을 소화합니다. 오늘 오전 10시 전북 새만금을 찾아 재생에너지 현장 간담회를 가졌고, 오후 4시엔 광주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이끈 사람들'을 주제로 간담회를 엽니다. 간담회에는 작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 주인공의 실제 모델인 고(故) 문재학 군의 어머니 김길자 씨도 참석하는데요. 내일(25일)은 전남 농업기술원에서 '농업 전초기지 호남'을 주제로 한 간담회를 엽니다.
호남을 인공지능(AI)·재생에너지 중심지로 만들고 전남·전북에 국립의대를 설립한다는 공약도 발표했습니다. 이 후보는 후원회장으론 5.18 유족인 김송희 씨를 위촉했죠. 호남 민심 구애에 승부수를 띄운 거죠.

'구대명' 분위기에 "호남 투표율 높여라"
이 후보 측이 호남에 절박한 이유,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는 호남권 경선 분위기 때문입니다. '구대명'(90%대 득표율의 이재명)이란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전략 투표'를 하는 호남 당원들이 투표에 대거 불참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오늘(24일) 오전 11시 현재 호남 경선 온라인 투표율은 20%대에 그치는데요. 지난 충청(56.87%)과 영남(70.88%) 경선 총 투표율에 비해 저조한 수치죠. 광주 지역구의 한 민주당 의원은 "당원들에게 지역 투표 독려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이재명 후보 측, "호남 투표율을 50% 넘게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호남은 민주당의 심장으로 통하죠. 호남 권리당원 수는 약 37만 명으로 민주당 전체의 30%를 넘는데요. 그런 호남에서, 90% 안팎으로 압승한 충청·영남권 경선과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이 후보에게 타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대선 경선 때 호남서 유일하게 패배
호남은 늘 '독주'에 브레이크를 거는 역할을 해왔죠. 지난 2022년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는 광주·전남에서 46.95%를 득표해 47.12%를 기록한 이낙연 후보에게 유일하게 패했는데요. 이재명 후보의 독주 레이스였던 지난해 전당대회 때도 호남 투표율은 전국 권리당원 투표율인 42.18%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지난 4·2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에 자리를 내어주기도 했죠.
호남에 지역구를 둔 한 민주당 의원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재명 후보가) 김윤덕 사무총장(전주갑) 외에 호남 출신 의원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다. 호남은 텃밭이라고 이용만 당한다는 정서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요. 하지만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2심 무죄로 사법리스크도 해소되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총리가 탈당하면서 감정의 골도 해소된 게 아니냐"고 반문했는데요.
결국 이번 호남 경선에서 이 후보가 호남 민심을 얼마나 되돌렸는지 판가름이 날 걸로 보입니다.
김경수 김동연도 '호남 총력전'


현재 5%대 득표율로 2위 싸움을 벌이는 김경수 김동연 후보도 호남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데요.
'호남의 사위'를 앞세운 김경수 후보는 지난 22일 가장 먼저 호남을 찾아 지방정부에 연 30조 원 예산권을 주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광주 양동시장에서 시민을 만나고 광주시당과 전북도당을 찾아 지역 당원과 접촉도 늘렸죠.
김동연 후보도 같은 날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과 전남권 의대 설립 등 호남 맞춤형 공약을 내놨습니다. 이어 광주 대의원들에게도 문자를 보내 "일방적 경선은 압도적 승리의 걸림돌"이라며 "김동연을 선택해야 압도적 정권교체의 길이 열린다"고 호소하기도 했는데요.
호남에서도 이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받을지, 작은 반전이 일어날지 관심이 쏠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