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가 찾아온 지난 밤.
이렇게 길바닥에서 자리를 잡은 채, 꼬리에 꼬리를 문 행렬을 이루며 밤을 꼴딱 센 사람들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더위를 피해서? 아닙니다.
자녀 검진 예약을 위해 병원을 찾은 현장입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건지, 장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캄캄한 새벽 불 꺼진 상가 앞을 가득 메운 사람들.
주차장부터 늘어선 행렬을 따라가 보니 건물을 한 바퀴 빙 둘러 입구까지 가득하고 계단을 오르니 닫힌 셔터 앞에서 줄이 시작됩니다.
소아과 영유아 건강검진을 예약하러 대기하는 부모들입니다.
[문규빈 / 서울 강북구]
"저녁 9시 반에 왔고요. 내가 첫 번째일 거다 생각하고 왔는데 이미 많은 분들이."
캠핑용 간이 의자나 돗자리는 필수.
휴대용 선풍기로 더위를 버텨봅니다.
[송민상 / 서울 노원구]
"부모로서 자식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이런 시간적 노력이라면 못할 것도 없다."
지금 시간은 새벽 3시 40분인데요.
검진을 예약하려는 사람들 줄이 100m 넘게 늘어섰습니다.
[A 씨 / 경기 의정부]
"의정부에서 왔고요. 점점 갈수록 이제 잘 봐주시는 소아과를 찾기가 어렵다 보니까."
오전 5시 50분 소아과 불이 켜지고 4개월 후 검진 예약권이 빠르게 동납니다.
[현장음]
"마감 다 됐습니다."
허탕 친 사람들은 속이 상합니다.
[유숙희 / 서울 노원구]
"할머니가 대신 나온 건데. 새벽부터 이렇게 기다렸는데 대기번호도 못받고 가니까 너무 속상해요."
지난해 전국 소아과 수는 30곳이 줄어들었습니다.
채널A 뉴스 장진우입니다.
영상취재: 강인재
영상편집: 조아라
장진우 기자 [jinusea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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