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주 전 국가수사본부장이 지난 6월 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인사를 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은 박 전 국수본부장과 함께 전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장 대행(현 강력범죄수사계장), 전 국가수사본부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장, 현 국가수사본부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 성폭력범죄수사계장을 같은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앞서 지난 5월 5일 0시 10분 장윤기가 귀가하던 여고생 이채원 양을 흉기로 살해하고 다른 학생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의 수사 과정에서 살인 사건 이틀 전인 5월 3일 장윤기가 평소 알고 지내던 외국인 여성의 주거지에 침입해 성폭행하고 스토킹을 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당시 경찰은 스토킹 피해 여성으로부터 112 신고를 받고도 정식으로 사건을 접수하지 않고 현장에서 종결했으며 신고자의 안전을 확인하는 사후 콜백도 하지 않았습니다.
광산서 수사팀은 살인 사건과 스토킹·강간 사건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해 스토킹 피해 여성을 상대로 피해 진술을 청취하는 등 두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고, 5월 8일께 두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겠다고 국가수사본부에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의 부실한 대응 등으로 비판을 받는 것을 우려해 사건을 축소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박성주 전 국가수사본부장은 '스토킹·강간 사건'에서 '살인 사건'으로 이어지는 장윤기의 범행 경과가 대외적으로 알려질 경우, 경찰의 스토킹 신고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은 물론 "경찰이 적정하게 대응했다면 막을 수도 있었던 살인 사건"이라는 비난이 재차 비등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이에 "강간은 조용히 하자", "일부러 숨기는 것은 아닌데, 굳이 우리가 먼저 꺼낼 것은 아니지 않냐"면서 양 사건을 다른 수사 부서에서 따로 수사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실무진들은 박성주 전 국수본부장의 지시에 따라 광산서 수사팀의 수차례에 걸친 두 사건의 병합 수사와 병합 송치 건의를 모두 묵살했습니다.
윤승옥 기자 [touch@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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