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라면 쉽사리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하는 법이니까요.
하지만 소리는 죽여도 터져 나오는 눈물은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이역만리 타지에서 우리 광부들과 간호사를 만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그랬고, 신군부에 쫓겨 망명길에 올랐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광주항쟁을 추도하며 그랬습니다.
얼마 전 북한 최고 지도자가 카메라 앞에서 울었습니다.
자신에게 후계자 수업을 해줬던 군부 인사의 빈소였습니다.
의외의 눈물에 ‘그도 감정은 있는 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싶다가도 ‘가난과 궁핍, 코로나에 쓰러져가는 주민들을 위해선 왜 눈물 한번 안 흘리는 건지’ 의아해집니다.
돌이켜 보니 그는 눈물을 흘릴 때 더 잔혹했습니다.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할 때도 울고 있었고, 형 김정남을 독살할 때도 믿기지는 않지만 울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빈소에서 흘린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탄도미사일을 쐈습니다.
그의 친서 한 장에, '사랑하는 남녁 동포' 한 마디에, 울고 웃는 사이 도발의 수위는 폭주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는 시진핑과 푸틴의 뒤에서 핵실험 버튼을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줄 것은 피, 땀 그리고 눈물뿐"이라던 윈스턴 처칠.
김정은의 피, 땀, 눈물은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지금까지 화나요 뉴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