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미 대선 이후 국내 정재계 인사 중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만난 건 정 회장이 처음입니다.
정 회장은 현지시간 21일 미국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귀국길에 오르던 중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 대화는 10분에서 15분 정도 나눴다"고 직접 말했습니다.
대화내용에 대해선 "트럼프 당선인과 식사를 함께 했고, 별도로 여러 주제에 관해 심도 있는 대화를 했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당선인과의 대화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과 관련한 언급을 했냐는 질문에 대해선 "특별히 언급한 부분은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정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을 밝히면서, 지난달 미 대선 이후 한국의 정재계 인사 중에서 트럼프와 직접 대화를 나눈 최초의 인사가 됐습니다.
재계에선 정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과 최초로 만나며 한국 기업들과 트럼프 행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졌지만, 정 회장은 이에 대해 "내가 무슨 자격으로 (역할을) 하겠나"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습니다.
정 회장의 이번 미국 일정을 초청한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에 대해선 "기업인으로서 트럼프 주니어와 여러 사업 구상을 했다"며 "이번에 트럼프 주니어가 많은 분을 소개해줬다. 같이 사업 얘기를 하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일정 중 트럼프의 측근이나 대선 캠프 관계자도 있었냐는 질문에 정 회장은 "그렇다"고 답했지만, 구체적으로 누구를 얘기할 순 없다며 언급을 피했습니다. 현재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의 만남 가능성이 언급돼 왔지만, 이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은 피한 겁니다.
한편 정 회장은 내년 1월 20일 워싱턴DC의 미 연방의회에서 열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초청 여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취임식 참석 여부에 대해선 "한국 정부가 사절단을 꾸리면 기꺼이 갈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