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당시 트럭 운전사는 터널을 지나다 트럭에 불이 붙자 초동조치를 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소화기 한 대로 불을 끄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염정원 기자가 당시 사고를 재구성했습니다.
[기자]
방음 터널 안 3차선에 세워진 트럭에서 타오른 불로 검은 연기가 쉴새 없이 뿜어져 나오면서 터널 안이 순식간에 뿌옇게 변했습니다.
치솟은 화염이 터널 천장 외장재를 타고 퍼져나가면서 천장에선 시뻘건 불똥비가 흘러 내렸습니다.
[화재목격자]
"펑, 조금 있다가 또 펑, 이런 식으로 계속 연이어 소리가 났어요. 한 2~3분 안으로 계속 번지면서 삽시간에 불길이 치솟았어요."
처음 불이 난 트럭 운전자는 채널A와의 전화통화에서 초동 조치를 취했지만 소용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트럭운전자]
"사고 났을 때 소화기로 먼저 불을 끄고 (진화가) 안 돼서 119 (신고한) 것까지 다 (했어요)."
불은 어제 오후 1시 49분 쯤 방음터널을 지나던 5t 폐기물 집게 트럭 하부에서 처음 시작됐습니다.
트럭 운전자는 방음벽 바로 옆 3차로에 트럭을 세워 소화기 2대로 진화를 시도했지만 진화에 실패해 119에 신고했습니다.
그 사이 불은 방음벽으로 옮겨 붙으며 터널 전체로 순식간에 퍼져 나가, 845m의 방음터널 중 600m 구간과 그 안의 차량들을 태운 겁니다.
[화재 목격자]
"방음벽이 녹아가지고 떨어지면서… 승용차 문이 다 닫혀 있는데도 열기가 차 안에까지 들어와서 빨리 피해야 할 수밖에 없었어요. 피할 수밖에…"
불은 약 2시간여 만에 꺼졌지만, 5명이 숨지고, 41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사망자는 모두 반대 차선 차량들에서 나왔습니다.
터널 천장을 타고 넘어온 불길이 반대 차선에서 마주오는 차량들을 덮치자 놀란 운전자들이 급하게 멈추고 방향을 돌리려다 뒤엉키며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채널A 뉴스 염정원입니다.
영상취재: 이락균 강승희
영상편집: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