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이 여름 밤에 서울 도심 한 가운데서 댄스 파티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춤을 추는 사람들 모두 두꺼운 겨울 패딩을 껴입고 있습니다.
상상이나 되십니까?
박건영 기자와 그 현장으로 가보시죠.
[기자]
세종대왕 동상 앞으로 알록달록 조명이 쏘이고 디제잉에 맞춰 신나는 댄스 음악이 빌딩가 전체로 울려 퍼집니다.
음악에 끌려 무아지경에 빠진 시민들.
선글라스에 겨울패딩을 입고
[현장음]
"꺅!"
반바지 차림에도 상의는 패딩, 여름과 겨울이 공존합니다.
[손유진 / 서울 은평구]
"보는 제가 너무 더운데요? 막 공연도 하고 음악도 크게 들리니까 생소하면서 재밌는 것 같아요."
밤에도 30도에 가까운 무더위지만 도심 한복판에서는 패딩을 입은 시민들이 신나게 춤을 추며 여름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패딩을 입고 참가하는 DJ파티, 이색축제입니다.
[김보람 / 예술감독]
"너무 덥잖아요. 더위를 피하고 싶고. 그런 게 본능인 것 같아요. 그 본능을 거역하는 완전 새로운 경험일 것 같아요."
재킷에 배낭을 멘 직장인들도 퇴근길에 나서다 음악에 이끌려 옵니다.
한쪽에서는 백발 어르신의 화려한 춤사위가 시선을 사로 잡습니다.
[현장음]
"와우"
그간 숨겨 놓은 춤실력이 20대 청년 못지 않습니다.
[이석규 / 경기 고양시]
"나이가 84세인데 남은 인생길 행복하고 기쁘게 살고 있어요. 그걸 (시간을 이 파티가) 허락해준 거에요."
아빠의 목마를 타고, 또 부모님과 마주보며 스탭을 밟는 아이들.
[강혜윤 / 서울 강남구]
"정말 재밌어요. 더울 거 같은데 패딩입고. 열심히 춤 추는거 보니까. 저도 열심히 즐기게 되는 것 같아요."
격렬한 흔들기로 한 주의 스트레스도 무더위도 날려봅니다.
'이열치열' 도심 속 펼쳐진 댄스파티가 한여름 밤을 수놓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박건영입니다.
영상취재 김래범
영상편집 천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