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고 경찰을 피해 도망가던 음주운전자가, 시민 도움으로 검거됐습니다.
500미터나 음주운전자를 추격한 용감한 시민, 다름 아닌 고교생들이었습니다.
강경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남성이 편의점 안으로 들어오더니 맞은편 출입문으로 뛰어나갑니다.
지켜보던 편의점 직원이 출입문 방향을 가리키자 뒤쫓아온 경찰관과 다른 남성도 출입문으로 향합니다.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운전자의 뒤를 쫓고 있는 겁니다.
앞서 차를 몰던 40대 남성은 경찰의 불시 음주단속 현장 앞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었습니다.
남성은 음주 단속을 피해 이 길로 차를 몰고 들어왔는데요.
폭이 좁아서 더 이상 갈수 없게 되자 차를 놔두고 그대로 도주했습니다.
경찰이 순찰차로 추격에 나섰지만, 좁은 길로 도망친 남성을 쫓기엔 버거운 상황이었습니다.
[최성룡 / 춘천경찰서 경위]
"(많은) 장비들을 착용해서 무게 탓에 뛰는 게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사고 위험성 탓에 (차량으로) 적극적으로 쫓지 못하는 상황도 있고요."
그런데 때마침 현장을 지나던 고등학생 4명이 추격전에 가세하며 상황이 역전됐습니다.
500미터를 쫓아간 끝에 경찰과 함께 남성을 붙잡는데 성공했습니다.
음주 측정 결과 당시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치에 해당하는 0.062%였습니다.
[김효준 / 춘천고 1학년]
"경찰분이 막 멈춰 하면서 따라가시길래 도움이 되고자 저희도 좀 뛴 것 같습니다. 당연하게 도와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을 봤으면…"
검거 뒤에도 다시 도주할까봐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용감한 고교생들에게 경찰은 표창장과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이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