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같은 하루였습니다.
꽃도 계절을 착각해 제주에선 철쭉이 피었는데요.
오늘 경주와 군산의 기온은 20도를 웃돌았습니다.
한겨울의 봄날씨, 이유는 무엇이고 언제까지 지속되는지, 이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줏빛 철쭉이 활짝 피어 있는 12월.
때아닌 봄 날씨에 4월에나 필법한 철쭉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주변 공원에는 반소매 차림을 한 채 농구 경기에 빠졌습니다.
[박준호 / 제주 제주시]
"원래 12월에는 농구도 잘 못 하는데, 이렇게 따뜻하게 잘 나와서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평일 낮이지만 부쩍 산책에 나선 시민들이 많습니다.
오늘 서울 기온 최고 16.8도까지 올라 아침에 입고 나온 패딩이나 코트는 어느새 손에 들려 있습니다.
쓰고 있던 겨울 모자를 부채질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12월 겨울철, 기온이 20도 가까이 오르며 때아닌 '봄 날씨'입니다.
시민들의 옷차림도 하루 만에 부쩍 가벼워졌습니다.
[김윤영 / 서울 송파구]
"날씨 딱 좋은데요. 3, 4월 날씨. 추울 때 이렇게 무난하게 걸칠 수 있는 거 하고 그냥 반팔 입고 왔어요."
이미 장롱에 넣어 놓은 철 지난 옷을 다시 꺼냈습니다.
[오민준 / 경기 안양시]
"(가죽 재킷을) 주로 가을이나 봄에 꺼내 입기는 하는데. 이거 입었는데도 좀 더운 것 같아요."
오늘 경주 기온이 최고 20.9도, 군산 20.5도, 제주도 22.2도까지 올라 평년 수준을 많게는 10도 이상 웃돌았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북쪽엔 저기압, 남쪽엔 따뜻한 기운의 이동성 고기압이 자리해 있습니다.
그 간격이 바짝 좁아진 상황에서 남쪽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공기가 세차게 들어와 기온을 상승시킨 겁니다.
기상청은 초겨울에 흔히 나타나는 '삼한사온'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고온 현상은 다음 주 초반까지 이어지겠습니다.
이후 월요일과 화요일 사이 전국에 눈비가 내린 뒤 수요일부터는 다시 추워진다는 게 기상청의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이혜주입니다.
영상취재 : 윤재영 김한익
영상편집 :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