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전등. 낮에 켜는 전등처럼 쓸모 없다는 뜻입니다.
배급경제가 붕괴된 북한에서 돈을 벌어오지 못하는 남편을 낮전등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통일부가 오늘 처음 공개한 북한 실태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권갑구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정리했습니다.
[기자]
북한에서 최근 두드러진 현상은 여성의 지위 상승입니다.
['이제 만나러 갑니다' 중 (2021년)]
"남편 아니고 '불편'이라 그러고 '낮전등'이라고 해요 ('낮전등'이 뭐에요?) 낮전등은 필요 없잖아요. 낮에는 전등이 필요 없잖아요."
남성들이 배급을 받지 못 하고 이른바, '장마당'에서 돈을 버는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면서 남편 비하 표현이 생긴 겁니다.
심지어 남편을 개에 비유하는 '멍멍개'라는 단어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1년 김정은 집권 이후 10명 중 7명이 "생필품을 전혀 받지 못 했다"고 답했고, 전체 응답자 중 90%는 "시장이 없으면 안 된다"고 말할 정도로 북한은 배급 경제가 붕괴되고 최근 시장화가 확산했습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지난 달)]
"지방 인민들에게 초보적인 생활필수품조차 원만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에 당국 소유인 주택을 거래하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입지가 중요해 시장·공공기관 인근이 인기 있고 전력난으로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아 고층보다 3~4층이 로열층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화폐에 대한 불신도 커지면서 장마당에선 중국 위안화가 주 화폐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10년간 이탈주민 6351명을 심층 면접한 뒤 분석한 보고서로 통일부는 3급 비밀로 분류해 오다 북 실상을 알린다는 취지로 오늘 최초 공개했습니다.
채널A뉴스 권갑구입니다.
영상편집 : 차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