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 CIA가 유튜브에 해외 정보원 모집 공고를 냈습니다.
이례적으로 북한식 표현까지 사용했는데, 어떤 의도일까요?
김민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 중앙정보국, CIA의 온라인 계정에 북한 말로 제작된 게시물이 공개된 것은 우리 시각으로 어제 오전입니다.
'CIA에 안전하게 련락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북한 정보 요원을 공개 모집한다는 내용입니다.
지원 자체가 매우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만큼 "신변안전수준을 높일 수 있는 ‘토르’망을 이용하거나 ‘VPN’을 사용해 지원하라"고 권고했습니다.
토르와 VPN 모두 접속 위치를 숨기는 프로그램인 만큼 은닉 방법을 알려준 겁니다.
2분 10초짜리 영상에는 '련락'이나 '닉명'처럼 두음법칙을 쓰지 않거나 '콤퓨터' 같은 북한식 단어가 그대로 사용됐습니다.
CIA가 북한 말을 쓰면서 정보 요원 모집에 나선 것은 이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북한에서 이 영상을 볼 정도로 정보에 능한 사람들을 겨냥했다고 평가합니다.
[장석광 / 국가정보연구회 사무총장]
"역량이 있는 젊은 친구들은 어떻게 해서든 보고자 하면 접근을 하고, 그 사람들한테서 점차적으로 퍼져 나가죠."
CIA는 중국과 이란어로도 같은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5월 러시아어로 된 영상을 올린 뒤 다른 적대국으로 대상을 넓힌 겁니다.
CIA는 "(정보원 모집) 노력은 러시아에서 성공을 거뒀고, 다른 권위주의 정권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외 심리전 성격도 있단 점을 분명히 한 만큼 주미 중국대사관은 "국민과 공산당 사이의 긴밀한 유대를 약화하려는 시도는 필연적으로 실패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곤입니다.
영상취재: 권재우
영상편집: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