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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앵과 뉴스터디]尹대통령 부부, 명태균에게 당했나? 덕 봤나?
2024-10-20 14:38 정치

명태균 씨가 순식간에 정국을 뒤흔든 건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 때문일 것입니다.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을 위해 여론조사를 조작했고, 김건희 여사에게 공천을 부탁했다,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야권에선 명 씨를 비선 실세, 심지어 ‘남자 최순실’에 빗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저 의미 없는 사적관계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극과 극 상황, 명 씨와 대통령 부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첫 만남 둘러싼 진실공방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가 처음 만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봅니다. 명 씨는 2021년 6월18일에 처음 만났다고 하죠. 대통령실은 7월에 처음 만났다고 하고요. 그 때가 어느 때인지 볼 필요가 있는데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그만두고 6월29일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을 합니다. 그리고 7월30일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거든요. 이 즈음이죠. 정치 입문 초창기 때입니다. 그럼 윤 대통령은 명 씨를 처음에 어떻게 알게 된 걸까요?



우선 명 씨는 윤석열 당시 후보 측에서 먼저 자신에게 연락해 왔다고 주장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든 ‘킹메이커’로 보이지 않았겠느냐는 것이죠. 당시 명 씨와 함께 정치를 하던 김영선 전 의원은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명 씨를 추천했다고 말합니다.

대통령실에서는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가 서초동 자택으로 데려왔다고 하는데, 그 인물은 이준석 의원으로 보입니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죠. 그러자 이준석 의원은 명태균 씨와 나눈 문자메시지를 공개합니다. “내일 오전 8시에 윤 총장님한테 전화드리면 됩니다”라면서 “그동안 마음 상한 부분이 많으니 사과”하라고 말합니다. 윤 총장 측 입장에서 윤 총장에게 사과하고 힘을 합치라는 취지로 보이죠. 그러니까 명태균을 내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천한 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과 이미 가까웠던 명태균이 나에게 연락을 해온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첫 연락 이후 명태균 씨는 대통령 부부와 연락을 꽤 했던 건 맞는 것 같습니다. 김종인 전 위원장 이야기 들어볼까요. 2021년 7월 4일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종인 전 위원장이 첫 만남을 갖는데, 명태균 씨도 관련이 있다고 하죠. 6월 말 김 전 위원장에게 명 씨가 전화를 해서 받아보니, 김건희 여사가 그 전화로 “40분 뒤에 남편이 전화를 할 거다”라고 했다죠. 실제로 40분 뒤에 윤석열 대통령이 전화를 했고, 그래서 만남이 성사됐다는 것입니다. 만남 자리에도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가 함께 와서 인사를 했다고요.



이후 윤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가 치맥회동도 갖는데요. 지금까지 취재된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윤 대통령 부부가 당시 명 씨를 통해 김종인, 이준석 두 사람과 만남이 이뤄진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때 아닌 ‘오빠’ 논란… 여사는 왜 명태균을 달랬나

최근 명태균 씨가 SNS에 김건희 여사와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더 커졌죠. 정치권에서는 ‘오빠’가 대통령이냐, 김 여사 친오빠냐를 놓고 설왕설래했지만, ‘친오빠’로 정리가 되는 분위기입니다. 명 씨도 그렇게 이야기했고요. 당시 사정을 아는 여권 쪽 이야기로는 명 씨는 당시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몇 번 왔었고, 그 때 김 여사의 친오빠도 같이 있었다는 거에요. 그 때 김 여사 오빠도 선거 초반에 돕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명 씨가 그 자리에서 자신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들었다고 하자 김 여사 오빠가 “허풍이 세다. 사기꾼을 조심해야 된다”고 했다는 겁니다. 김 여사는 명 씨를 달랬고요.



이랬던 것 같습니다. 김 여사는 당시 김종인 전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필요했다고 본 것 같아요. 정치 경험이 없는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에 기반이 약한 상황, 또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는 중도 표심을 잡아야 하니, 두 사람과 남편을 이어주고 싶었던 거죠. 그 과정에서 이미 두 사람을 알고 있던 명태균 씨를 창구로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당시엔 윤 대통령입당 전후, 아직 공식 조직이 출범하기 전이었으니까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후 명 씨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는 딱 부러지게 보이진 않습니다. 2021년 9월 18일, 대통령이 경남 창원에 유세를 위해 내려왔을 때, ‘윤핵관’ 윤한홍 의원이 ‘명 씨와 거리를 두라’고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 통화를 한 기억이 없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죠. 하지만 명 씨는 윤 대통령 부부와 대선 기간 6개월 동안 매일 아침 스피커폰으로 전화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터무니없다고 하고요.

▶물밑에서 ‘여론 조작’?

그럼 대선 경선 때 명 씨는 무엇을 했느냐? 아직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본인은 TV토론 때도 대통령과 통화하고 조언을 했다는 거죠. 명 씨의 역할, 여론조사를 해서 대통령에게 보고했던 것 아니냐 의혹이 나오죠. 그 과정에서 여론 조작 의혹도 불거졌는데요.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는 2021년 9월 29일, 대선 경선이 한창일 때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취를 공개합니다. 젊은 층 응답 계수를 올려서 윤석열 후보 지지도를 홍준표 후보보다 약간 앞서게 해달라는 것이죠. 명 씨는 채널A 인터뷰에서 일부 조사가 잘못돼 ‘튄’ 수치를 ‘보정’하라는 취지의 말이었는데, 녹취 전체를 들어보면 그런 취지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가 명확치 않아서 무슨 뜻인지 해석이 두 갈래로 나뉘는데요. 하나는 ‘응답’이 아니라 ‘무응답’ 비중을 높여서, 2030 세대에게 앞서고 있었던 홍준표 후보 지지도를 낮추게 했다는 것, 다른 하나는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2030 응답자의 비율에 가중치를 두라는 것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수치에 ‘손을 보라’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홍준표 대구시장도 당시 상황을 두고 “명태균이 윤석열에게 붙어서 여론 조작하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불똥은 홍준표 시장에게도 튑니다. 2021년 10월 15일, 경선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국민의힘은 각 경선 후보 캠프에 당원 명부를 줍니다. 여론조사 돌리고, 홍보 문자도 돌리고 하라는 것이죠. 대신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아무 데나 유출되어서는 안 되는 자료입니다. 그런데 노종면 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미래한국연구소가 당원 명부를 입수해서 여론조사를 돌렸다는 것이죠. 하지만 미래한국연구소에 당원 여론조사를 정식 의뢰한 캠프는 한 곳도 없었고요.



그럼 누가 미래한국연구소에 당원 명부를 줬느냐, 명태균 씨에 따르면 그게 바로 홍준표 캠프였다는 것입니다. 홍준표 캠프에 있던 최모 씨가 제공자로 지목됐는데, 최 씨는 대구시 공무원으로 일하다 문제가 불거지자 최근 사표를 냈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최 씨가 개인적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한 것”이라고 선을 긋죠. 실제로 홍준표 시장이 과거 2012년 경남지사 선거를 하는 과정에서 명태균 씨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당무감사위원회를 꾸려서 당원 명부가 유출된 경위를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여론조사 대가는 김영선 공천?
명 씨의 여론조사를 둘러싼 의혹,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2022년 2월 28일로 가보죠. 대선을 열흘 정도 앞두고,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가 목전인 시기입니다. 노종면 의원실이 공개한 녹취를 들어보면, 명 씨가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에게 “윤석열이가 올라가는 거지?”라고 물으면서, “그거 계산해갖고 넣어야 되요”라고 말합니다. 해당 직원의 말은, 60~70대 투표율이 다른 연령층보다 높으니까 여론조사에 지난 대선 투표율을 반영하면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올라간다는 취지입니다. 이게 조작이라는 주장과, 보정이었다는 명 씨의 반박이 부딪치고 있죠.

강혜경 씨가 공개한 통화녹취를 들어보면, 명 씨가 강 씨에게 ‘윤석열 후보에게 매일 여론조사를 보고해야 하니 빨리 결과를 달라’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도 나옵니다. (물론 명 씨는 채널A에 ‘보고 운운’한 것은 재촉하기 위한 말이었을 뿐 실제로는 윤 대통령에게 자체 여론조사를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논란이 또 나오는데요. 대선 기간 마지막 일주일에 이렇게 진행된 여론조사 비용만 3억 6천만 원에 이르는데, 이 돈은 받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거죠. 명 씨는 왜 공짜로, 그것도 윤석열 후보에게 잘 나오게끔 손을 댄 여론조사를 했다는 것일까요? 바로 그 대가가, ‘김영선 공천’이었다는 게 강혜경 씨 주장입니다.



공천 개입 의혹은 대선을 마치고 2022년 6월 재보선 공천 때 일을 말하는 건데요. 명태균 씨가 함께 일하던 김영선 전 의원 공천 확정 발표가 5월 10일에 나오는데요. 명 씨와 강 씨가 전날인 5월 9일에 했던 통화녹취 파일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명 씨가 말하기를, “사모하고 전화해 가 대통령하고 전화해가지고 따졌다.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라데?”라면서, 자신이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을 수 있게 ‘사모’ 즉 김건희 여사와 통화했다는 것이죠. 공천 시점과 여부를 맞췄으니,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인데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은 모두 어림없는 소리라며 부인했습니다.

공천 개입 의혹은 올해 총선 당시 상황에서도 제기됩니다. 2월 18일 명 씨와 강 씨 사이의 통화 내용을 들어보면, 명 씨가 “김영선 컷오프야. 여사가 직접 전화가 왔어”라고 말합니다. 내용만 놓고 보면,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의원의 컷오프 소식을 알려왔다는 것이죠. 실제로 김영선 의원은 이후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옮기는데, 명태균 씨는 김 여사에게 9차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서 김영선 의원을 김해갑에 단수공천해달라고 했다고 주장합니다.



명 씨가 JTBC를 통해 공개한 메시지를 보면, 김 여사도 ‘단수되면 나 역시 좋지’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대통령실도 이 텔레그램 메시지 자체를 부인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단지, 명 씨가 이러니 저러니 이야기를 하니까 김 여사가 추임새를 넣은 것뿐이다, 이런 해명입니다. 무엇보다 김영선 전 의원이 경선조차 치르지 못하고 컷오프됐기 때문에, 공천에 개입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가도 현재로선 물음표입니다.

▶여론조사 조작․공천 개입, 사실이라면?

논란이 이렇게 커진 배경에는 대통령실 해명이 어설펐던 측면도 있습니다. 뉴스토마토의 첫 보도 이후 한 달이 넘게 흐른 지난 8일, 뒤늦게 해명을 내놓습니다.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을 간 사이에 말이죠. 해명의 골자는 이렇습니다. 저희 취재에 따르면 명태균 씨는 두 정치인이 데리고 와서 두 번 봤고, 그게 처음은 이준석 당시 대표, 두 번째는 박완수 당시 의원이었다는 게 채널A 취재 결과인데요. 그리고 윤한홍 의원이 만나지 말라고 조언해서 안 만났다고요.



대통령실은 명 씨와 만난 정치인 둘만 언급했는데, 이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김영선 전 의원도 명 씨와 대통령 부부와 함께 만났다고 이야기했죠. 그리고 윤한홍 의원의 조언을 듣고 연락을 안 했다는 해명과 달리, 명태균 씨는 이후 계속 연락했다며 대통령과의 일화, 김건희 여사와의 대화 등을 공개한 상황이죠. 물론 윤 대통령이 직접 명 씨와 연락했다는 흔적은 확실한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요. 뭔가 첫 해명 이외에 더 있었던 것 같은 정황이 나오면서 대통령실이 뭔가 감추는 것 아니냐, 명태균 씨를 둘러싼 논란에 실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된 감이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후에는 명 씨와 있었던 일을 설명을 안 하고 있습니다.

지금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건 두 가지죠. 첫 번째는 공천 개입 의혹인데요.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대통령 부부가 개입한 게 사실이라면? 김건희 여사는 공천 개입만으로는 처벌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없다는 게 선관위 설명입니다. 명품백을 받아도, 공직자의 배우자를 처벌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없어서 무혐의가 난 것과 마찬가지 맥락인 것이죠.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명태균 씨와 소통하고, 당에 연락해서 김영선 의원의 공천을 주장했다면 이건 정치적 중립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대통령 부부의 공천에 개입한 게 강혜경 씨 주장대로 여론조사 대가라면? 그러면 또 상황이 달라지죠. 강 씨의 말대로 명 씨가 자체 여론조사를 했다면 그 비용은 어디서 났을까는 살펴봐야 할 대목이죠. 아직 대통령과 연결고리가 나온 건 없습니다.



두 번째 의혹은 여론조사 조작 의혹이죠. 명 씨는 그건 조작이 아니라 보정치라고 하는데요. 만약에 명 씨가 조작된 자체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면? 자체 여론조사라는 건 공개되지 않은 ‘비공표용’ 여론조사입니다. 즉, 내부 참고용 조사였기 때문에 실제로 조작이 됐더라도 처벌 조항이 분명치가 않습니다. 여론조사를 의뢰한 미래한국연구소 역시 현재 폐업한 상태여서, 선거관리위원회 차원의 조사도 어렵다고 하고요. 다만 공표용 조사에서 조작이 이뤄졌고 그 내용을 주변에 알리거나 선거운동에 썼다면 그건 처벌할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아직 조작이든 아니든 비공표용 여론조사를 대통령이 보고 받았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습니다. 대통령이 여론조사 조작 사실을 만약에 알았다면, 그걸 선거에 활용하라고 지시했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죠. 다만 혹여 조작됐더라도 그 사실을 모른 채 보고만 받았다면 그게 문제가 되느냐에 있어서는 또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틀에 걸쳐서 명태균 사태 정리를 해봤는데요. 의혹의 실마리가 풀리면 또 정리해보겠습니다. 퀴즈 나갑니다.



정답을 아신다면 유튜브에 ‘동앵과 뉴스터디’를 검색해서 해당 영상에 댓글 남겨주세요. 추첨을 통해 시원한 커피를 드립니다.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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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동정민 기자, 김정연 작가, 정현우 기자
연출: 황진선 PD
편집: 허수연‧박현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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