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발표하고 있는 외교 대사들의 면면이 갈수록 놀랍습니다.
사돈, 아들의 여자친구까지 대사로 기용을 하더니 이젠 자신을 TV 쇼 진행자로 발탁했던 PD를 영국 특사로 지명했습니다.
상대국에 대한 모욕이란 혹평도 쏟아지는데, 트럼프 당선인의 의중의 뭔지 서주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장음]
"넌 해고야!"
2004년부터 13년 간 방영된 취업 서바이벌 프로그램 '어프렌티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0년 넘게 진행자로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고 여기서 얻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하게 됩니다.
그런 트럼프가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 프로그램의 제작 프로듀서였던 마크 버넷을 영국 담당 특사로 지명했습니다.
트럼프는 "버넷은 TV 제작과 사업 분야에서 뛰어난 경력을 가졌다"고 소개했습니다.
버넷 역시 오래 전부터 트럼프와의 친분을 과시해왔습니다.
[마크 버넷 / '어프렌티스' 제작자 (2011년)]
"제 아들은 트럼프와 멜라니아의 결혼식에서 예물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영국 출신의 버넷은 방송 시상식에서 여러 번 상을 받을 정도로 PD로서는 인정을 받았지만 외교 관련 경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약 3주 전 트럼프는 자신에게 우리 돈 약 94억 원을 기부한 억만장자 은행가 워런 스티븐스를 영국 대사로 지명한 바 있는데 한 국가에 특사와 대사를 동시에 임명하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특사는 갈등이 일어나는 국가나 수교를 맺지 않은 국가에 임명하는 것"이라며 트럼프의 지명을 비판했습니다.
앞서 트럼프는 프랑스 대사에 장녀 이방카의 시아버지를, 그리스 대사에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약혼녀를 각각 지명한 바 있는데, '마구잡이 인사'라는 비난도 일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상대국에 대한 고의적인 모욕"이라며 "외교적인 광대 집단"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채널A 뉴스 서주희입니다.
영상편집: 김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