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유럽에선 3차 대전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방공호를 만들고 비상시 행동요령이 담긴 책자까지 찍어서 대비하는 국가가 늘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최수연 기자입니다.
[기자]
스웨덴 정부가 최근 국민들에게 배포한 32페이지 가이드북입니다.
'위기나 전쟁이 올 경우'라는 제목으로, 전쟁이 벌어질 경우 생존을 위한 기초 지침들이 담겨 있습니다.
[현장음]
"부패하지 않는 음식, 전기 없이 작동되는 라디오. 이런 것들을 사전에 준비해야 합니다."
유사시 고단백질 음식을 먹어야 한다며 감자, 양배추, 당근, 계란을 준비하라는 구체적인 내용도 알립니다.
[스반테 베르거 / 스웨덴 국방부 산하 민간긴급사태기관 관계자]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전쟁이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러시아와 우크리아나 간 전쟁이 3년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접 국가들이 선제 교육에 나선 겁니다.
전쟁 관련 시설 정비에 나선 나라들도 있습니다.
벙커 579개를 가진 독일은 수용 인원이 약 48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최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벙커를 추가로 짓기로 했습니다.
독일은 이를 '국가 벙커 프로젝트'라고 명명하고 대대적인 준비 작업에 나섰습니다.
지하철역과 주차장, 정부 청사 등을 대피소로 전환하기로 했고.
국민들에게는 지하실과 차고를 개조해 집 안에 대피소를 만드는 것도 알리고 있습니다.
스위스도 냉전시대에 지어진 핵 벙커의 현대화를 위해 우리 돈 3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루이 헨리 델라라지즈/ 스위스 보칸톤 지역 시민 보호 책임자]
"(냉전 시대의) 무력 충돌 '유령'이 돌아왔습니다. 대피소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아요.“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러시아의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 사용 등 전선 확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최기일 /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
"세계대전을 직접 경험한 특히 유럽 지역 국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트라우마에 공포심까지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이란, 하마스 등 중동 정세도 불안해지면서 각국의 대비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채널A 뉴스 최수연입니다.
영상편집: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