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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대학생 울리는 전세사기…100억 대 피해
2019-04-25 20:16 사회

최근 지방의 대학가 원룸 빌라촌에서 전세금 사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무리한 대출 빚을 갚지 못해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학생들의 전세금을 들고 잠적한 건데요.

피해자가 수백명이나 되고 떼인 돈도 100억원대 입니다.

전혜정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학생 100여 명이 전세금 사기를 당한 원광대 빌라촌.

집주인은 전세금 65억 원을 들고 잠적했고,

건물 곳곳엔 법원 안내통지와 단전 안내문이 나붙었습니다.

[익산 전세 사기 피해자 / (전세 4000만 원, 올해 입주)]
"(어떤 돈이에요?) 부모님이 지인들 통해서 모으신 돈. 부모님한테 연락을 잘 안했어요. 너무 힘들어 하셔서… (다른 가족들은) 이 일을 모르시거든요."

집주인에게 관리비를 꼬박꼬박 냈지만 공과금 수개월 치가 밀려 있었습니다.

도주 직전까지 집주인 강모 씨는 세금 핑계를 댔습니다.

[강모 씨 / 집주인(피해학생 통화)]
"세차하면 비 오듯이 말 그대로 내가 뭐 좀 해보려고 하니까… 내가 건물을 사니까 보유세를 올린다느니…"

강 씨는 원광대 주변 건물 17채를 보유한 큰 손으로 불렸습니다.

은행 대출과 학생들의 전세금을 긁어모아 건물을 사들였지만, 대출빚을 감당하지 못해 대부분 건물이 경매에 들어가자 전세금을 들고 달아난 겁니다.

피해자들은 처음부터 사기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익산 전세 사기 피해자 / (전세 3900만 원, 3년 거주)]
"전세권 설정 이런 건 안 보여주고, 앞의 것만 살짝 보여줬어요. 쓰잘데기 없는 것. (이제 와) 저기 병원 앞에 오피스텔 하나 생긴 것, 그걸 핑계 대고 있어요. 그거 때문에 망했다고… "

비슷한 전세금 사기 피해는 다른 곳에서도 빈발하고 있습니다.

용인대와 명지대 사이 이 원룸 단지의 학생들도 집단소송에 나섰습니다.

[용인 전세 사기 피해자 / (전세 4000만 원, 올해 입주)]
"일단 돈을 못 받는 게 제일 문제죠. (어떤 분들이 주로 사세요?) 학생들이 많이 사시죠. 피해자는 엄청 많죠."

많게는 7천만 원의 전세금을 맡겼던 세입자들, 대출을 갚으려 '전세금 돌려막기'를 했던 집주인 박 씨 역시 이달 초 잠적했습니다.

[박모 씨 / 세입자 마지막 면담 당시]
"어차피 저는 끝난 거예요. 계속 전세를 놓고 해서 무리수를 뒀던 거죠."

심지어는 공인중개사와 짜고 피해자들을 속인 정황이 뚜렷합니다.

[신탁회사 관계자]
"'박OO가 A대 교수'라고 설명을 하면서 그러면 더 믿음이 가잖아요. 그런데 알아보니까 (A대에) 그런 사람은 없다고 하고요. 지금도 교수로 알고 있는 사람(피해자)들도 있어요."

이 공인중개사는 서류위조를 지적하자 거짓말을 했고,

[임모 씨 / 공인중개사 대표(학부모 통화)]
"세입자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고… 우리 세입자는 천만다행인 거예요. 어휴, 그나마 다행인 게…"

사태가 커지자 연락을 끊고 숨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전세금 반환분쟁이 급증하고 있지만, 책임이 있는 집주인이나 공인중개사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양승일 / 변호사]
"대부분의 기업 공인중개사들은 공제회나 보험을 1억 원만 가입을 해놔요. 원룸 하나에 피해자가 20명이 된다(라면), 한 명당 500만 원 정도만 배상할 수 있는 거죠."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책도 마땅치 않습니다.

[용인 전세 사기 피해자/ (전세 5000만 원, 5년 거주)]
"저는 여기서 5년 동안 감옥살이했어요. (보증금 안 주셔서요?)
네. 어쩔 수 없이 있었죠."

[용인 전세 사기 피해자 / (전세 5000만 원, 5년 거주)]
"하나도 지금 해결된 것도 없고, 그냥 입만 열면 거짓말이니까… "

전문가들은 등기부 조작이 많은 만큼 인터넷 등기소를 통해 직접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허윤 / 변호사]
"반드시 등기부 등본을 떼보셔야 하는 게 등기부 자체를 위조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무리 부동산 중개인이나 임대인이 확인서를 써준다 해도, 피하는 것이 맞아요."

대학가 전세 사기 도미노 현상을 막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채널A 뉴스 전혜정입니다.

hye@donga.com
연 출 : 김남준
구 성 : 지한결 손지은
그래픽 : 안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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