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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미 외교 전략은 ‘아부’? 아베가 시작한 ‘아부 외교’부터 다카이치 총리와 트럼프 회담에 대한 현지 반응까지 [특파원 토크, 특톡]

2025-11-09 09:00 국제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WYr18cApn0M

곤니치와. 여기는 일본 도쿄입니다.
저는 채널A 특파원 송찬욱입니다.



얼마 전 열린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곳 일본을 들렀습니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국부터 출국까지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로 전했는데요.
심지어는 이 트럼프 대통령이 헬기로 이동할 때 일본 언론사들이 앞다퉈 헬기를 띄워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상공에서 어디로 향하고 있고 어디를 지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관심이 크다는 거겠죠.

일본 유독 미국을 만나면 저자세를 보이기도 하는데요.
미국을 향해선 아부 외교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본 대미 외교의 모든 것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 트럼프가 만난 사람, 다카이치인가 아베인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이 일본에서 더 주목받은 건
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 게 다카이치 총리인지 아베 신조 전 총리인지 헷갈릴 정도였는데요.

약 10분 동안 진행된 정상회담 공개 발언에서 미일 정상은 아베 전 총리를 6번이나 거론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아베 총리와의 긴 우정에 감사드립니다. 아베 아키에 부인에 대해 지난해 말 환대해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드립니다.
아베 총리로부터 자주 트럼프 대통령의 역동적인 외교에 대해 얘기를 들었습니다.”

[도날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신조는 저의 훌륭한 친구였습니다.
신조도 제게 얘기했지만 당신이 정말 훌륭한 총리라고 들었습니다.”

첫 만남부터 다가이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아베 전 총리 덕분이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아베 전 총리가 생전에 쓰던 골프 퍼터를 선물하기도 했고,
미일 정상이 함께 탑승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에서도 역시 아베 전 총리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 일본 총리]
“6년전, 이곳 요코스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별세한 아베 신조 총리가…”

그야말로 아베로 시작해서 아베로 마무리된 일정이었습니다.

▶ 아베, 일본의 대미 전략무기 혹은 아부 외교의 시초?

여자 아베로 불리며 아베 전 총리의 후계자를 다카이치 총리가 자처하는 점도 있지만,
아베 전 총리 재임 시절 미일 동맹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 점도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아베 전 총리가 2020년 9월 총리직에서 물러나기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3년 8개월 동안 14 차례나 정상회담을 했는데요.
일본 대미 외교에서 이 아베 전 총리 전략 무기다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다른 측면으로는 대 트럼프 아부 외교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2016년 11월 미국 대선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나자마자 아베 당시 총리는 비행기를 타고 뉴욕에 있는 트럼프 타워로 날아갔는데요.
아직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아베 당시 총리는 외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트럼프 당선인을 찾아간 거죠.
아베 총리는 그 자리에서 최고급 등장 골프채를 선물했는데요.
골프광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취향 저격 선물을 처음부터 준비한 거죠.
첫 만남도 대체로 화기애애했고, 당초 예정됐던 30분 만남이 90분으로 길어지는 등 두 정상의 케미가 굉장히 좋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전 총리 골프를 빼놓을 수가 없을 텐데요.
함께 라운딩을 하는 골프 외교만 5번이나 했습니다.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베 총리가 직접 골프 접대에 나섰는데요.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서 서둘러서 벙커 밖으로 나오려다가
뒤로 벌러덩 넘어지는 그 유명한 모습도 카메라에 담기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서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서 골프를 칠 때마다 아베 총리가 손수 골프 카트를 이렇게 운전하기도 했고요.
굴욕 외교다 아부 외교다 이런 비판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이게 일본에서는 상대를 극진하게 대접하는 일본 특유의 오모테나시 전략이다 이런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 '아베 후광' 제대로 받은 다카이치

이런 아베 전 총리의 후광을 제대로 활용한 게 다카이치 총리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일본 총리로서는 보기 어려운 모습도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보였는데요.
웃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팔짱을 끼고 함께 이동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친근하게 손을 톡톡 치는 모습도 보였고요.
또 조지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를 이제 미군들 앞에서 소개하자
다카이치 총리가 한 팔을 들고 깡총깡총 뛰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일본 사상 첫 여성 총리입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를 친근하게 신조 이렇게 부르는데요.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를 앞으로 사나에라고 친근하게 부르기로 했다 이런 보도도 있었습니다.

일본 총리실에서 이번 미일 정상회담을 두고 관계 구축이 됐다는 점에서 100점 만점이다 이런 평가가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저자세라는 비판도 일본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유명 여성 정치인인 렌호 의원이라고 있는데요.
다카이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팔짱을 낀 것을 두고서
'미소를 짓지 않았더라도 팔짱을 끼지 않았더라도 차분한 대화는 가능했을 것이다' 이렇게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 트럼프 마음 열려면... 이시바도 결국 '정적' 아베로

미국에 대한 아부 외교를 아베 전 총리나 후계자 격인 다카이치 총리만 한 건 아닙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첫 미일 정상회담을 했을 때도 아부 외교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바로 이 발언 때문입니다.

[이시바 시게루 / 당시 일본 총리]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신에게 선택받았다’고 굳게 확신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피격을 당했던 사건 이걸 언급하면서 한 얘기인데요.
이게 트럼프 대통령이 신에게 선택받았다 이렇게 해석이 되면서 '이건 아부 외교다' 평가를 받은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리틀 총리라고 부르는 아베 전 총리의 통역까지 정상회담 때 데려가면서 이시바 전 총리도 좀 아베 후강 얻어보려고 하는 노력도 분명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런 이시바 총리의 아부 외교,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효과가 있었냐고 했을 때 '글쎄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시바 전 총리가 이 아베 전 총리와 같은 자민당 소속이긴 하지만 정적 관계라고 할 수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좋게만 보이지는 않았을 거다 이런 얘기가 일본 언론계나 정계에서도 많이 나왔습니다.

같은 저자세여도 다카이치 총리와 이시바 전 총리의 차이는 과연 뭐일까?
그 정답은 아베 전 총리와의 거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일본 언론 보도에서도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가장 많이 나온 이름 아베 전 총리였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아베 전 총리 재임 시절 행적을 소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중시 행보로 연결됐다 이렇게 평가를 하기도 했습니다.

▶ 마무리

외교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이런 표현을 흔히 쓰잖아요.
국익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뭐 어떤 수단이라든지 활용을 해야겠죠.

물론 구력 외교다 이런 비판도 받을 수 있지만 성과만 확실하다면 성공한 아부 외교가 될 수 있겠죠.
우리와 물론 과거 관계가 굉장히 안 좋았던 아베 전 총리 지금도 뭐 비판적인 평가하는 분 많이 있을텐데요.
일본의 대 트럼프 외교에 있어서는 이 아베 전 총리의 존재 자체가 굉장히 강점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이번에 우리나라도 경주 APEC 정상회의 계기로 열린 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황금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서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했었죠.
선물도 좋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전략 무기 하나쯤 더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오늘 제가 전해드리는 소식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에는 더 재미있는 소식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사요나라.


취재 : 송찬욱
제작 : 김도현 CD, 최인아 인턴
작가 : 박정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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