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이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냈고, 전반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협상이 성사됐다”고 보도했죠. 대통령실은 이렇게 자화자찬처럼 얘기를 하는 거죠.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관세협상을 제일 잘한 리더라고 했다”고요.
그런데 한 번 따져보죠. 우리가 대체 얻은 건 뭔가요? 원래 우리나라는 한미 FTA로 관세가 0%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15%가 됐어요. 예전에 안 내던 걸 내는 거죠. 또 3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는 약 503조 원을 미국에 투자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이게 투자 맞냐”, 야당에서는 “송금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그러면 한 번 따져보죠. 한미 관세협상 팩트는 뭘까요?

▶ 한미 관세협상, 우리가 얻은 것은?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우리가 얻은 것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결국 얻은 건 관세 비율을 낮춘 거예요. 그것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 난리를 피웠던 거잖아요. 안타깝지만 우리는 원래 미국과 FTA를 맺어 관세가 0%였어요. 관세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25%를 내라는 거예요. 밑도 끝도 없이요. 우리나라로서 제일 중요한 관세 품목은 자동차와 반도체입니다. 왜냐하면 미국 시장에서 우리가 제일 영향력이 크거든요.
사실 이 관세라는 게 상대적인 건데요. 그동안은 미국에서 우리 자동차를 팔아도 관세가 0%였어요. 우리의 가장 강한 경쟁자인 일본은 2.5% 관세를 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전까지는 우리가 일본보다 유리한 조건이었어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똑같이 25%를 내라는 거예요. 그거를 이번에 15%로 깎은 겁니다. 일본도 15%로 깎았어요. 둘 다 10%p씩 깎은 거죠. 결과적으로 우리는 0%에서 15%가 된 거고 일본은 2.5%에서 15%가 된 거라 상대적으로 보면 일본이 이득을 본 겁니다.
그다음 반도체예요. 우리의 가장 강한 반도체 경쟁자는 대만입니다. 반도체 시장은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죠. 그런데 반도체 관세는 아직 미국이 발표를 안 했어요. 상호관세와 자동차, 철강 등은 발표했지만 반도체는 아직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반도체 관세를 어떻게 협상했냐면, ‘나중에 협상할 때 대만보다 불리하게는 안 한다’ 정도의 수준으로 합의가 됐습니다.
그러면 일본은 어떻게 합의가 됐냐. 일본은 미국과 최혜국 대우로 합의했어요. 최혜국 대우는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조건으로 일본과 맺겠다’라고 약속을 해준 거예요. 반면 한국은 ‘대만 수준으로 해주겠다’ 약속한 거예요. 우리가 좀 불리한 거 맞죠? 7월에 처음 합의했을 때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반도체 관세는 최혜국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했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대만 수준”으로 후퇴했습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괜찮아요. 그 정도면. 우리의 진짜 상대는 대만 TSMC고 일본 공장도 대부분 대만에 있기 때문에 대만과 같은 조건이면 우린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일본보다는 조건이 안 좋게 맺은 거죠.
그리고 쌀, 소고기 추가 개방은 막았다고 했잖아요. 원래 막혀 있었어요. 이번에 새로 막은 게 아니에요. 의약품, 목재 등도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어요. 결과적으론 트럼프 정부 전과 비교하면 우리는 얻은 게 없어요. 오히려 관세만 더 내게 된 꼴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세게 관세를 때리니까 그나마 지금 10% 포인트 떨어뜨린 게 얻은 거라는 거죠.
자 그럼 우리가 내준 건요? 지금 내준 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겁니다.
▶ 대미 투자 3500억 달러는 어떻게?
대미 투자 3500억 달러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관세는 10% 포인트 깎았어요. 깎으면서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야당은 “이거 투자 아니고 송금 아니냐, 출자 아니냐”고 하는데 이거 미국에 그냥 주는 거 아니냐고 의심하는 거예요.

3500억 달러, 한화로 503조 원 가량인데 어마어마한 돈이죠. 만약에 503조 원을 전 국민에게 나눠준다고 하면 1인당 천만 원을 받을 수 있는 돈입니다. 이게 왜 논란이냐면 이걸 다 달러로 줘야 해요. 그런데 우리는 달러 하면 악몽이 있죠. 달러가 없어서 고생했던 IMF가 생각이 나요. 지금 우리나라 전체 외환보유고가 역대 최고입니다. IMF 이후에 외환 달러를 엄청나게 모아서 지금 4220억 달러 정도 되거든요. 600조 원이에요.
‘600조 원 중 500조 원을 줘야 하면 우리나라 어떻게 해’ 이거거든요. 어마어마한 달러가 나가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이 3500억 달러는 이번에 맺은 게 아니죠. 7월 30일에 관세 협상이 처음 타결될 때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때 김용범 정책실장이 합의 후 한국에 와서 뭐라 그랬냐면 “현금 비중은 5% 미만이 될 거다”라고 했어요. 무슨 얘기냐면 “우리가 3500억 달러를 투자할 건데 달러 현금으로 주는 건 5%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대출 아니면 보증”이라고 얘기했어요. 흔히들 이렇게 해요.
예를 들면 우리가 엄청나게 돈을 주기로 했어요. 이런 건 대부분 진짜 현금으로 주는 게 아니라 한국 수출입은행 이런 데서 보증을 서주고 대출해 주고 이런 거였어요. 그래서 “트럼프 기분 좋으라고 금액이 많아 보이는 거고 실제로는 5%밖에 안 됩니다. 3500억 달러에 5%(175억 달러), 약 25조 원 정도는 저희가 미국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미국에 원래 투자하던 것도 있어요” 이랬어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글을 올려요. “한국 대미 투자 3500억 달러는 현금이고, 선불로 내라”는 거예요. 우리가 이 많은 달러가 어디 있어요? 그때부터 이 지루한 협상이 시작되는 겁니다.
사실 비판받을 대목이 있어요. 우리 정부가 ”설마 이걸 다 현금으로 달라고 하겠어? 제정신 아닌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했던 거예요. 솔직히 전쟁에서 졌을 때 배상금을 요구하는 수준 아니고서야 어떻게 한 번에 우리가 503조 원을 미국에 투자합니까? 5% 정도 투자하면 되겠거니 한 겁니다. 현금은 어느 정도로 할지, 대출로 할지 보증으로 할지 명확히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3500억 달러로 합의를 덜컥 해버린 거예요. 트럼프 대통령이 “3500달러 투자하기로 했잖아. 당연히 현금이지”라고 주장할 빌미를 준 건 맞죠. 그런데 또 정부만 탓하기 조금 그런 게 일본이 무려 5500억 달러로 합의해 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일본보다 좀 깎은 거 아니냐 이렇게 되는 거죠. 일본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합의했거든요.
일본도 급했거든요. 당시에 이시바 총리가 선거도 있어서 덜컥 합의한 거예요. 그 영향으로 우리도 덜컥 합의한 거죠. 그런데 이렇게 될 줄 몰랐던 겁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협상에 들어갑니다. 우리의 협상 목표는 딱 두 가지였어요. 현금 비중을 낮추고 할부 기간을 늘리는 것. 그렇게 해서 이번에 타결 본 게 3500억 달러 중 2천억 달러는 현금으로 하기로 한 거예요. 175억 달러로 생각했는데 그게 2천억 달러가 된 거에요. 엄청 많이 늘어난 거죠.

그 대신 1500억 달러는 마스가 프로젝트에만 투자하기로 합니다. 이 1500억 달러는 정부 세금으로 나가지 않고 기업 투자 혹은 대출 보증으로 투자하는 거예요.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건 2천억 달러인데, 우리가 해냈다고 하는 건 선불로 한 방에 내는 게 아니라 연간 최대 200억 달러, 그러니까 한 방에 매년 들어가는 돈의 최대 상한선을 정해놓은 거죠. 그게 200억 달러니까 10년 이상 투자를 할부로 하게 된 거죠. 우리가 일본보다 협상을 잘했다고 하는 대목입니다. 왜냐하면 일본은 2029년 1월까지 이 5500억 달러를 내기로 되어 있습니다. 트럼프 임기 때까지 많은 돈을 투자하도록 돼 있어서, 이거보다는 우리가 할부를 잘 했다고 정부는 얘기하고 있는 거죠.
그러면 매년 200억 달러 이건 감당 가능한지 알아봐야겠죠. ‘매년 200억 달러가 나가면 우리 외환에 타격 있는 거 아니야?’라는 거죠. 현재 4220억 달러 외환 보유고가 있잖아요. 달러를 한국은행 금고에 쌓아놓고 있는 게 아니에요. 미국 국채 같은 데 투자해 놓는 거거든요. 투자하면 이자와 배당 같은 게 나옵니다. 그 이자와 배당으로 나온 돈 등을 다 합치면 원금을 건드리지 않고 쓸 수 있는 돈이 연간 200억 달러 정도 된다는 거예요.
이 돈은 원래 우리한테 오던 돈이에요. 요즘 환율이 엄청 안 좋잖아요. 1450원 이러잖아요. 환율이 너무 올라가면 우리가 환율 방어를 하고 외환 관리할 때도 이 돈을 씁니다. 외환 관리하는 달러를 탈탈 모으면 200억 달러인데 그거를 미국에 다 투자해버리면 진짜 외환 유동성 위기가 생기면 어떡하냐는 우려가 나오는 건데, 만약 다 쓰고 없으면 원금 깎아 써야죠.
어쨌건 결과적으로 감당은 가능하지만 외환 부담이 커진 건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김용범 정책실장이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해요. 진짜 ‘외환 유동성 위기가 올 만큼 외환 시장의 불안정성이 예상될 때는 200억 달러보다 금액을 더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 이번 팩트시트나 MOU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분명히 적시가 돼 있다고 해요. 미국도 우리가 정말 IMF처럼 위기가 올 상황이면 안 받아갈 거다 이 얘기인데, 트럼프 정부는 연 200억 달러 무조건 받아 갈 것 같지 않습니까? 게다가 그 조항도 있어요. 연간 200억 달러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관세가 다시 올라간다는 조항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외환과 관련해서는 부담이 커진 건 분명하다. 그래서 사실 이번에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했으면 하는 얘기들이 있었지만 결국 안 됐습니다.
▶ 돈은 우리가 내는데, 투자처는 미국이 결정?
또 논란은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해서 우리가 돈을 벌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 부분이 갑갑하게 되어 있다는 겁니다. 투자가 어떻게 돼 있냐면 특수 목적 법인을 만들어요. 돈이 나가는 창구인 거죠. 그 창구에 우리가 연간 200억 달러씩 돈을 넣어요. 그러면 그 돈을 미국 내에 투자합니다. 그런데 그 투자처는 SPC 내에 투자위원회라는 걸 만들어서 거기서 결정하는데 위원장이 누구냐? 미국 상무장관입니다. 러트닉이죠. 거기에 전원 미국인으로 투자위원회가 구성됩니다. 미국이 결정하는 거예요. 결과적으로 미국이 결정하는 거예요. 우리가 낸 돈인데.
러트닉이 글을 올렸어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에너지 인프라, 핵심 광물, 첨단 제조업 분야에 투자할 거예요”라고요. 우린 아직 돈 넣지도 않았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이번에 합의로 두 가지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게 우리 정부의 설명입니다. 첫 번째 안전장치는 MOU 1조가 ‘상업적 합리성 보장된 곳에만 투자한다’는 겁니다.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게 미국 좋으라고 하는 곳이 아니라 진짜 돈을 벌 수 있는 곳, 그래서 우리가 투자한 걸 회수해서 이득을 볼 수 있는 상업적인 합리성이 보장된 곳에만 투자하겠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김정관 장관이 알래스카 LNG 사업은 투자하기 어렵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어요. 왜냐하면 알래스카에 LNG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정확히 몰라요. 그걸 뚫고 개발해서 LNG 자원 확보를 하고 싶은 게 트럼프 욕심인데, 그 작업을 한국 돈으로 하고 싶은 거예요. 만약 제대로 LNG가 안 나오면 돈을 못 버는 거예요. 하이 리스크 사업이죠.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 안 되는 투자라는 얘기입니다.
두 번째 장치는 협의위원회라는 걸 만들었다는 거예요. 미국이 어디에 투자할지 정할 때 반드시 한국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거예요. 그 협의위원회의 장은 김정관 산자부 장관입니다. 이 두 개의 안전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괜찮을 수 있다는 거예요. 우리는 ‘투자해서 돈 벌 것 같으면 미국 돈으로 하지, 왜 한국 돈으로 굳이 투자하려고 하냐’는 의심을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돈 벌 수 있는 데만 투자해야 합니다”고 말한다는 건데 사실 의결권은 투자위원회가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협의위원회가 애매한데 반드시 우리와 협의는 거쳐야 된다고 하지만 의견 제시 정도인지, 의견 제시한 걸 투자위원회가 안 받으면 조치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는가 그것까지는 지금 확인이 안 되는 거죠.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건 우리가 협상을 잘못했다는 건 아닙니다. 이것도 일본보다는 잘한 것 같다는 거예요. 일본은 이마저도 명확하지가 않다는 거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진짜 담보가 돼 있느냐를 놓고 보면 상당히 좀 갑갑한 상황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 기술에 한국 사람까지 미국으로 데려가 배 만든다?
미국에 투자하는 3500억 달러 중 1500억 달러는 마스가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했잖아요. 많은 분들은 마스가 프로젝트를 하면 미국의 조선업이 약하니까 우리가 미국의 조선업에 투자해서 많은 돈을 벌 것처럼 착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한화오션이랑 HD 현대가 주로 투자하게 되는 거잖아요. 정작 얘기를 들어보면 쉽지 않은 싸움이라는 겁니다. 예를 들면 한화 오션이 필리조선소를 인수했잖아요. 완전히 망해가던 조선소를 1억 달러를 주고 인수를 한 거예요. 거기다 10억 달러 더 투자하기로 했죠.
그런데 처음부터 다 투자해서 조선소를 만들어야 해요. 게다가 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미국 얼마나 인력이 비쌉니까? 그런데 기술도 없어요. 기술 가르칠 한국 사람을 데려가야 해요. 한국에서 만든 배를 미국이 사 가면 우리가 떼돈을 벌죠. 우리가 기술 퍼주고 인력 퍼주고 거기다가 우리 기업이 투자를 해야 돼요. 무려 1500억 달러를. 이게 HD 현대랑 한화오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는 거예요. ‘과연 이게 가능한 돈이냐’라는 데 있어서 큰 우려도 있어요.
▶ 대미 투자, 수익 배분은?

긍정 회로를 돌려보면 우리가 미국 시장을 개척해서 큰돈을 벌 수도 있어요. 아직 불확실한 미지의 세계입니다. 예를 들어 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해서 천 원을 벌었어요. 그러면 천 원을 어떻게 나눠요? 상식적으로는 우리가 투자했으니까 번 돈은 당연히 한국이 먹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원금 회수 전이든 후든 9:1을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9, 미국이 1. 그런데 미국은 1:9를 요구해요. 원금 회수 전에도 한국 1 미국이 9, 원금 회수 후에도 한국 1, 미국 9. 이게 말이 안 된다고 해서 이번에 어떻게 타결이 됐냐면 원금 회수 전은 5:5 원금 회수 후는 한국이 1 미국이 9로 타결이 됐습니다. 김용범 정책실장도 이 부분이 너무 아쉽다고 얘기를 합니다.
▶ 최소 10년 부담 관세… 우리 미래는?
협상에 있어서 하나는 빨리 타결하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남이 하는 거 보고 좀 뒤에 가서 하는 방법이 있죠. 일본은 전자를 택한 겁니다. 우리는 성과를 내려고 조금 지켜본 거죠. 일본은 어떻게 하나 EU는 어떻게 하나.
전략상 보면 그래도 뒤에 했던 게 일본보다는 나은 측면이 있었던 것 같고, 또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나 우리한테 바라는 조선업이 있어서 그나마 우리가 일본보다 좀 좋은 협상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괜찮게 본 건데요. 문제는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되냐는 겁니다.
앞으로 우리의 부담은 엄청나게 커진 겁니다. 없던 관세 15% 내게 됐죠. 연간 200억 달러 현금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외환에 분명히 부담되죠. 그리고 투자를 어디 할지는 누가 결정해요? 트럼프가 결정해요. 근데 그 수익도 원금 회수 전은 5 대 5로입니다.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뭐냐면요. 끝이 아니라는 거예요. 당장 반도체 관세 어떻게 될지가 불확실합니다.
이번에 중국 관세가 1년 유예됐잖아요. 중국은 “희토류 수출 안 해, 대두 수입 안 해” 그랬더니 미국이 타격이 너무 크니까 1년 관세 유예해 주고, 만만한 한국하고 일본만 때리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도 한 상황입니다.

근데 미국은 뭐라 그래요? 너희 많이 벌어갔으니까 그동안 번 거 미국에 내놔라 이거잖아요. 이유는 그거밖에 없어요. 우리한테 흑자를 많이 냈으니까 이제 좀 토해내. 이 근거밖에 없는 거예요. 갑자기 관세 올려서 받아 가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더 있다는 거예요. 우리가 최소 10년 동안 관세를 내야 하잖아요. 트럼프 임기는 3년 뒤면 끝나고 이재명 정부도 5년 뒤면 끝나잖아요. 우리는 다음 정부까지 부담이 생긴 거고 트럼프 대통령은 바뀌어요. 만약 미국 정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간다고 해도 이 돈 안 받을까요? 없던 일로 할까요? 아니겠죠. 미국 입장에서는 돈이 들어오는데 마다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결국 내야 할 돈이고 우리는 다음 정권까지 계속 부담이 생기는 상황이 된 겁니다. 제가 다시 말씀드리지만 협상을 못 해서가 아니라 지금 상황이 그렇게 결론이 나버린 겁니다. 이해되셨죠?
퀴즈 나갑니다.

정답 아시는 분은 댓글 남겨주시면 다섯 분 추첨해서 선물드리겠습니다. 댓글 남겨주시면 선물 드리고 풀어도 드리겠습니다.
아시죠?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구성: 동정민‧이남희 기자, 이은주·허인하 작가
연출: 황진선 PD
제작: 박현아·신민철 PD·인턴 김수연
그런데 한 번 따져보죠. 우리가 대체 얻은 건 뭔가요? 원래 우리나라는 한미 FTA로 관세가 0%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15%가 됐어요. 예전에 안 내던 걸 내는 거죠. 또 3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는 약 503조 원을 미국에 투자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이게 투자 맞냐”, 야당에서는 “송금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그러면 한 번 따져보죠. 한미 관세협상 팩트는 뭘까요?

▶ 한미 관세협상, 우리가 얻은 것은?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우리가 얻은 것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결국 얻은 건 관세 비율을 낮춘 거예요. 그것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 난리를 피웠던 거잖아요. 안타깝지만 우리는 원래 미국과 FTA를 맺어 관세가 0%였어요. 관세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25%를 내라는 거예요. 밑도 끝도 없이요. 우리나라로서 제일 중요한 관세 품목은 자동차와 반도체입니다. 왜냐하면 미국 시장에서 우리가 제일 영향력이 크거든요.
사실 이 관세라는 게 상대적인 건데요. 그동안은 미국에서 우리 자동차를 팔아도 관세가 0%였어요. 우리의 가장 강한 경쟁자인 일본은 2.5% 관세를 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전까지는 우리가 일본보다 유리한 조건이었어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똑같이 25%를 내라는 거예요. 그거를 이번에 15%로 깎은 겁니다. 일본도 15%로 깎았어요. 둘 다 10%p씩 깎은 거죠. 결과적으로 우리는 0%에서 15%가 된 거고 일본은 2.5%에서 15%가 된 거라 상대적으로 보면 일본이 이득을 본 겁니다.
그다음 반도체예요. 우리의 가장 강한 반도체 경쟁자는 대만입니다. 반도체 시장은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죠. 그런데 반도체 관세는 아직 미국이 발표를 안 했어요. 상호관세와 자동차, 철강 등은 발표했지만 반도체는 아직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반도체 관세를 어떻게 협상했냐면, ‘나중에 협상할 때 대만보다 불리하게는 안 한다’ 정도의 수준으로 합의가 됐습니다.
그러면 일본은 어떻게 합의가 됐냐. 일본은 미국과 최혜국 대우로 합의했어요. 최혜국 대우는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조건으로 일본과 맺겠다’라고 약속을 해준 거예요. 반면 한국은 ‘대만 수준으로 해주겠다’ 약속한 거예요. 우리가 좀 불리한 거 맞죠? 7월에 처음 합의했을 때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반도체 관세는 최혜국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했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대만 수준”으로 후퇴했습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괜찮아요. 그 정도면. 우리의 진짜 상대는 대만 TSMC고 일본 공장도 대부분 대만에 있기 때문에 대만과 같은 조건이면 우린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일본보다는 조건이 안 좋게 맺은 거죠.
그리고 쌀, 소고기 추가 개방은 막았다고 했잖아요. 원래 막혀 있었어요. 이번에 새로 막은 게 아니에요. 의약품, 목재 등도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어요. 결과적으론 트럼프 정부 전과 비교하면 우리는 얻은 게 없어요. 오히려 관세만 더 내게 된 꼴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세게 관세를 때리니까 그나마 지금 10% 포인트 떨어뜨린 게 얻은 거라는 거죠.
자 그럼 우리가 내준 건요? 지금 내준 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겁니다.
▶ 대미 투자 3500억 달러는 어떻게?
대미 투자 3500억 달러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관세는 10% 포인트 깎았어요. 깎으면서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야당은 “이거 투자 아니고 송금 아니냐, 출자 아니냐”고 하는데 이거 미국에 그냥 주는 거 아니냐고 의심하는 거예요.

3500억 달러, 한화로 503조 원 가량인데 어마어마한 돈이죠. 만약에 503조 원을 전 국민에게 나눠준다고 하면 1인당 천만 원을 받을 수 있는 돈입니다. 이게 왜 논란이냐면 이걸 다 달러로 줘야 해요. 그런데 우리는 달러 하면 악몽이 있죠. 달러가 없어서 고생했던 IMF가 생각이 나요. 지금 우리나라 전체 외환보유고가 역대 최고입니다. IMF 이후에 외환 달러를 엄청나게 모아서 지금 4220억 달러 정도 되거든요. 600조 원이에요.
‘600조 원 중 500조 원을 줘야 하면 우리나라 어떻게 해’ 이거거든요. 어마어마한 달러가 나가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이 3500억 달러는 이번에 맺은 게 아니죠. 7월 30일에 관세 협상이 처음 타결될 때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때 김용범 정책실장이 합의 후 한국에 와서 뭐라 그랬냐면 “현금 비중은 5% 미만이 될 거다”라고 했어요. 무슨 얘기냐면 “우리가 3500억 달러를 투자할 건데 달러 현금으로 주는 건 5%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대출 아니면 보증”이라고 얘기했어요. 흔히들 이렇게 해요.
예를 들면 우리가 엄청나게 돈을 주기로 했어요. 이런 건 대부분 진짜 현금으로 주는 게 아니라 한국 수출입은행 이런 데서 보증을 서주고 대출해 주고 이런 거였어요. 그래서 “트럼프 기분 좋으라고 금액이 많아 보이는 거고 실제로는 5%밖에 안 됩니다. 3500억 달러에 5%(175억 달러), 약 25조 원 정도는 저희가 미국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미국에 원래 투자하던 것도 있어요” 이랬어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글을 올려요. “한국 대미 투자 3500억 달러는 현금이고, 선불로 내라”는 거예요. 우리가 이 많은 달러가 어디 있어요? 그때부터 이 지루한 협상이 시작되는 겁니다.
사실 비판받을 대목이 있어요. 우리 정부가 ”설마 이걸 다 현금으로 달라고 하겠어? 제정신 아닌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했던 거예요. 솔직히 전쟁에서 졌을 때 배상금을 요구하는 수준 아니고서야 어떻게 한 번에 우리가 503조 원을 미국에 투자합니까? 5% 정도 투자하면 되겠거니 한 겁니다. 현금은 어느 정도로 할지, 대출로 할지 보증으로 할지 명확히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3500억 달러로 합의를 덜컥 해버린 거예요. 트럼프 대통령이 “3500달러 투자하기로 했잖아. 당연히 현금이지”라고 주장할 빌미를 준 건 맞죠. 그런데 또 정부만 탓하기 조금 그런 게 일본이 무려 5500억 달러로 합의해 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일본보다 좀 깎은 거 아니냐 이렇게 되는 거죠. 일본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합의했거든요.
일본도 급했거든요. 당시에 이시바 총리가 선거도 있어서 덜컥 합의한 거예요. 그 영향으로 우리도 덜컥 합의한 거죠. 그런데 이렇게 될 줄 몰랐던 겁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협상에 들어갑니다. 우리의 협상 목표는 딱 두 가지였어요. 현금 비중을 낮추고 할부 기간을 늘리는 것. 그렇게 해서 이번에 타결 본 게 3500억 달러 중 2천억 달러는 현금으로 하기로 한 거예요. 175억 달러로 생각했는데 그게 2천억 달러가 된 거에요. 엄청 많이 늘어난 거죠.

그 대신 1500억 달러는 마스가 프로젝트에만 투자하기로 합니다. 이 1500억 달러는 정부 세금으로 나가지 않고 기업 투자 혹은 대출 보증으로 투자하는 거예요.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건 2천억 달러인데, 우리가 해냈다고 하는 건 선불로 한 방에 내는 게 아니라 연간 최대 200억 달러, 그러니까 한 방에 매년 들어가는 돈의 최대 상한선을 정해놓은 거죠. 그게 200억 달러니까 10년 이상 투자를 할부로 하게 된 거죠. 우리가 일본보다 협상을 잘했다고 하는 대목입니다. 왜냐하면 일본은 2029년 1월까지 이 5500억 달러를 내기로 되어 있습니다. 트럼프 임기 때까지 많은 돈을 투자하도록 돼 있어서, 이거보다는 우리가 할부를 잘 했다고 정부는 얘기하고 있는 거죠.
그러면 매년 200억 달러 이건 감당 가능한지 알아봐야겠죠. ‘매년 200억 달러가 나가면 우리 외환에 타격 있는 거 아니야?’라는 거죠. 현재 4220억 달러 외환 보유고가 있잖아요. 달러를 한국은행 금고에 쌓아놓고 있는 게 아니에요. 미국 국채 같은 데 투자해 놓는 거거든요. 투자하면 이자와 배당 같은 게 나옵니다. 그 이자와 배당으로 나온 돈 등을 다 합치면 원금을 건드리지 않고 쓸 수 있는 돈이 연간 200억 달러 정도 된다는 거예요.
이 돈은 원래 우리한테 오던 돈이에요. 요즘 환율이 엄청 안 좋잖아요. 1450원 이러잖아요. 환율이 너무 올라가면 우리가 환율 방어를 하고 외환 관리할 때도 이 돈을 씁니다. 외환 관리하는 달러를 탈탈 모으면 200억 달러인데 그거를 미국에 다 투자해버리면 진짜 외환 유동성 위기가 생기면 어떡하냐는 우려가 나오는 건데, 만약 다 쓰고 없으면 원금 깎아 써야죠.
어쨌건 결과적으로 감당은 가능하지만 외환 부담이 커진 건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김용범 정책실장이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해요. 진짜 ‘외환 유동성 위기가 올 만큼 외환 시장의 불안정성이 예상될 때는 200억 달러보다 금액을 더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 이번 팩트시트나 MOU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분명히 적시가 돼 있다고 해요. 미국도 우리가 정말 IMF처럼 위기가 올 상황이면 안 받아갈 거다 이 얘기인데, 트럼프 정부는 연 200억 달러 무조건 받아 갈 것 같지 않습니까? 게다가 그 조항도 있어요. 연간 200억 달러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관세가 다시 올라간다는 조항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외환과 관련해서는 부담이 커진 건 분명하다. 그래서 사실 이번에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했으면 하는 얘기들이 있었지만 결국 안 됐습니다.
▶ 돈은 우리가 내는데, 투자처는 미국이 결정?
또 논란은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해서 우리가 돈을 벌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 부분이 갑갑하게 되어 있다는 겁니다. 투자가 어떻게 돼 있냐면 특수 목적 법인을 만들어요. 돈이 나가는 창구인 거죠. 그 창구에 우리가 연간 200억 달러씩 돈을 넣어요. 그러면 그 돈을 미국 내에 투자합니다. 그런데 그 투자처는 SPC 내에 투자위원회라는 걸 만들어서 거기서 결정하는데 위원장이 누구냐? 미국 상무장관입니다. 러트닉이죠. 거기에 전원 미국인으로 투자위원회가 구성됩니다. 미국이 결정하는 거예요. 결과적으로 미국이 결정하는 거예요. 우리가 낸 돈인데.
러트닉이 글을 올렸어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에너지 인프라, 핵심 광물, 첨단 제조업 분야에 투자할 거예요”라고요. 우린 아직 돈 넣지도 않았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이번에 합의로 두 가지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게 우리 정부의 설명입니다. 첫 번째 안전장치는 MOU 1조가 ‘상업적 합리성 보장된 곳에만 투자한다’는 겁니다.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게 미국 좋으라고 하는 곳이 아니라 진짜 돈을 벌 수 있는 곳, 그래서 우리가 투자한 걸 회수해서 이득을 볼 수 있는 상업적인 합리성이 보장된 곳에만 투자하겠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김정관 장관이 알래스카 LNG 사업은 투자하기 어렵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어요. 왜냐하면 알래스카에 LNG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정확히 몰라요. 그걸 뚫고 개발해서 LNG 자원 확보를 하고 싶은 게 트럼프 욕심인데, 그 작업을 한국 돈으로 하고 싶은 거예요. 만약 제대로 LNG가 안 나오면 돈을 못 버는 거예요. 하이 리스크 사업이죠.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 안 되는 투자라는 얘기입니다.
두 번째 장치는 협의위원회라는 걸 만들었다는 거예요. 미국이 어디에 투자할지 정할 때 반드시 한국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거예요. 그 협의위원회의 장은 김정관 산자부 장관입니다. 이 두 개의 안전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괜찮을 수 있다는 거예요. 우리는 ‘투자해서 돈 벌 것 같으면 미국 돈으로 하지, 왜 한국 돈으로 굳이 투자하려고 하냐’는 의심을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돈 벌 수 있는 데만 투자해야 합니다”고 말한다는 건데 사실 의결권은 투자위원회가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협의위원회가 애매한데 반드시 우리와 협의는 거쳐야 된다고 하지만 의견 제시 정도인지, 의견 제시한 걸 투자위원회가 안 받으면 조치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는가 그것까지는 지금 확인이 안 되는 거죠.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건 우리가 협상을 잘못했다는 건 아닙니다. 이것도 일본보다는 잘한 것 같다는 거예요. 일본은 이마저도 명확하지가 않다는 거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진짜 담보가 돼 있느냐를 놓고 보면 상당히 좀 갑갑한 상황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 기술에 한국 사람까지 미국으로 데려가 배 만든다?
미국에 투자하는 3500억 달러 중 1500억 달러는 마스가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했잖아요. 많은 분들은 마스가 프로젝트를 하면 미국의 조선업이 약하니까 우리가 미국의 조선업에 투자해서 많은 돈을 벌 것처럼 착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한화오션이랑 HD 현대가 주로 투자하게 되는 거잖아요. 정작 얘기를 들어보면 쉽지 않은 싸움이라는 겁니다. 예를 들면 한화 오션이 필리조선소를 인수했잖아요. 완전히 망해가던 조선소를 1억 달러를 주고 인수를 한 거예요. 거기다 10억 달러 더 투자하기로 했죠.
그런데 처음부터 다 투자해서 조선소를 만들어야 해요. 게다가 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미국 얼마나 인력이 비쌉니까? 그런데 기술도 없어요. 기술 가르칠 한국 사람을 데려가야 해요. 한국에서 만든 배를 미국이 사 가면 우리가 떼돈을 벌죠. 우리가 기술 퍼주고 인력 퍼주고 거기다가 우리 기업이 투자를 해야 돼요. 무려 1500억 달러를. 이게 HD 현대랑 한화오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는 거예요. ‘과연 이게 가능한 돈이냐’라는 데 있어서 큰 우려도 있어요.
▶ 대미 투자, 수익 배분은?

긍정 회로를 돌려보면 우리가 미국 시장을 개척해서 큰돈을 벌 수도 있어요. 아직 불확실한 미지의 세계입니다. 예를 들어 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해서 천 원을 벌었어요. 그러면 천 원을 어떻게 나눠요? 상식적으로는 우리가 투자했으니까 번 돈은 당연히 한국이 먹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원금 회수 전이든 후든 9:1을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9, 미국이 1. 그런데 미국은 1:9를 요구해요. 원금 회수 전에도 한국 1 미국이 9, 원금 회수 후에도 한국 1, 미국 9. 이게 말이 안 된다고 해서 이번에 어떻게 타결이 됐냐면 원금 회수 전은 5:5 원금 회수 후는 한국이 1 미국이 9로 타결이 됐습니다. 김용범 정책실장도 이 부분이 너무 아쉽다고 얘기를 합니다.
▶ 최소 10년 부담 관세… 우리 미래는?
협상에 있어서 하나는 빨리 타결하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남이 하는 거 보고 좀 뒤에 가서 하는 방법이 있죠. 일본은 전자를 택한 겁니다. 우리는 성과를 내려고 조금 지켜본 거죠. 일본은 어떻게 하나 EU는 어떻게 하나.
전략상 보면 그래도 뒤에 했던 게 일본보다는 나은 측면이 있었던 것 같고, 또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나 우리한테 바라는 조선업이 있어서 그나마 우리가 일본보다 좀 좋은 협상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괜찮게 본 건데요. 문제는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되냐는 겁니다.
앞으로 우리의 부담은 엄청나게 커진 겁니다. 없던 관세 15% 내게 됐죠. 연간 200억 달러 현금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외환에 분명히 부담되죠. 그리고 투자를 어디 할지는 누가 결정해요? 트럼프가 결정해요. 근데 그 수익도 원금 회수 전은 5 대 5로입니다.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뭐냐면요. 끝이 아니라는 거예요. 당장 반도체 관세 어떻게 될지가 불확실합니다.
이번에 중국 관세가 1년 유예됐잖아요. 중국은 “희토류 수출 안 해, 대두 수입 안 해” 그랬더니 미국이 타격이 너무 크니까 1년 관세 유예해 주고, 만만한 한국하고 일본만 때리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도 한 상황입니다.

근데 미국은 뭐라 그래요? 너희 많이 벌어갔으니까 그동안 번 거 미국에 내놔라 이거잖아요. 이유는 그거밖에 없어요. 우리한테 흑자를 많이 냈으니까 이제 좀 토해내. 이 근거밖에 없는 거예요. 갑자기 관세 올려서 받아 가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더 있다는 거예요. 우리가 최소 10년 동안 관세를 내야 하잖아요. 트럼프 임기는 3년 뒤면 끝나고 이재명 정부도 5년 뒤면 끝나잖아요. 우리는 다음 정부까지 부담이 생긴 거고 트럼프 대통령은 바뀌어요. 만약 미국 정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간다고 해도 이 돈 안 받을까요? 없던 일로 할까요? 아니겠죠. 미국 입장에서는 돈이 들어오는데 마다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결국 내야 할 돈이고 우리는 다음 정권까지 계속 부담이 생기는 상황이 된 겁니다. 제가 다시 말씀드리지만 협상을 못 해서가 아니라 지금 상황이 그렇게 결론이 나버린 겁니다. 이해되셨죠?
퀴즈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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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구성: 동정민‧이남희 기자, 이은주·허인하 작가
연출: 황진선 PD
제작: 박현아·신민철 PD·인턴 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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