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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희화화 하나”…고물가 속 ‘가난 밈’ 논란

2025-12-27 19:19 사회

[앵커]
"돈도 없는데 김밥에 라면으로 때우자."

이젠 김밥 한 줄 라면 한 그릇에 감히 '때우다'라는 표현, 못쓸 것 같습니다.

살벌한 물가에 어느새 1만 원을 훌쩍 넘는 계산서는 직장인들에겐 여간 부담이 아닌데요.

갈수록 팍팍해지는 지갑 사정이 걱정인데, 한편에선 가난을 장난 식으로 소비하는 가난 챌린지, 가난 밈이 유행처럼 번져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서창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25년 마지막 주말,

나들이 나온 시민들이 식당 앞에서 머뭇합니다.

칼국수 한 그릇에 만 원, 김밥 한 줄은 4천 원이 넘습니다.

[김순중/ 인천 서구]
"옛날에 (칼국수를) 한 달에 두 번 들었다면 요새는 뭐 한번 반이나 그 정도…큰 차이는 없지만 좀 부담스럽습니다."

[허주영/ 서울 강남구]
"물가도 계속 오르다 보니까…아무래도 부담스러운 건 맞죠. 그래서 지금도 보면 잘 안 찾아 먹고 잘 안 사 먹는 것 같기는 해요."

서울에서 1년 새 칼국수, 김밥, 짜장면 등이 많게는 6% 가까이 값이 올랐습니다.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는데 SNS에선 이른바 '가난 밈'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긋지긋한 가난, 오늘도 김밥에 라면이라니, 언제쯤 이 가난에서 벗어날까'라고 적힌 글 밑엔 라면과 김밥 두 줄, 그리고 고급 외제 차 열쇠가 보입니다.

비행기 일등석에서 라면 사진을 올리며 '라면 먹는 지독한 가난'이라고 적기도 합니다.

사진 속 화려함에 상황에 맞지 않는 멘트가 눈길을 끌면서 유행처럼 번지는 겁니다.

이런 모습에 현실적인 고통을 무시한 채, 가난을 희화화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수 겸 배우 김동완 씨도 자신의 SNS에 '이걸 자조 섞인 농담이라고 하기엔 타인의 결핍을 소품으로 다루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습니다.

채널A 뉴스 서창우입니다.

영상취재: 김근목
영상편집: 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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