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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강행한 尹, 반대에도 “시추 일정 앞당겨라”

2026-09-16 14:17 사회,정치

 지난해 1월1일 경북 포항 앞바다 심해에 매장된 약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채취하기 위해 웨스트 카펠라호가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정부가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발표하며 추진한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이 충분한 검증 없이 시추에 들어간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당초 2029년까지로 잡혀 있던 추가 시추 일정을 윤석열 전 대통령 임기 내로 앞당기도록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감사원은 16일 이 같은 내용의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관련 공익감사청구' 감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감사원은 한국석유공사가 유망성 평가 용역업체 선정 과정에서 국가계약법을 위반하고 용역 결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시추를 추진했다며 관련자 문책과 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습니다.

감사 결과 석유공사는 2023년 10월 동해 심해에서 7개 유망구조를 도출하고 탐사자원량 최대 140억 배럴, 탐사성공률 20% 내외라는 유망성평가 결과를 산업부에 보고했습니다.

산업부는 같은 해 11월 대통령실에 35억~140억 배럴의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부존 여부는 알 수 없어 추가 분석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듬해 5월 대통령실 내부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의 대통령 직접 보고와 대국민 발표 방침이 결정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산업부는 시추로 확인되지 않은 탐사자원량을 공개하면 과도한 기대감을 조성할 수 있다며 자원량 대신 면적으로 표현하자는 의견을 냈습니다.

그러나 2024년 6월 2일 안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자리에서 당시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내용이 유출되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대국민 발표를 건의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이튿날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직접 발표했습니다.

감사원에 따르면 최대 140억 배럴은 7개 유망구조의 탐사자원량 중 해당 값 이상의 자원이 존재할 확률이 10%인 'P10' 수치를 단순 합산한 것으로,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은 수치입니다.

발표 당일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관련 종목이 급등했습니다.

이후 지난해 2월 대왕고래 시추 결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발표되자 가스공사 주가는 10% 이상 급락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시추 일정도 윤 전 대통령 임기 내로 앞당길 것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부는 당초 2024년 말 대왕고래를 시작으로 2029년까지 4개 시추공을 추가로 뚫을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2024년 9월 이를 윤 전 대통령 임기인 2027년 5월 안으로 앞당기도록 요구했습니다.

산업부가 시추공 평가·분석 등에 시간이 필요해 일정 단축이 어렵다고 설명하자 대통령실은 안 장관의 대통령 직접 보고를 요구했습니다.

안 장관이 시추 완료 시점을 2028년 1분기로 단축한 계획을 보고하며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자 윤 전 대통령은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며 질책하고 시추 일정을 다시 수립해 보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결국 안 장관은 무리한 일정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윤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2026년까지 4개 시추공을 추가 시추하는 것으로 계획을 다시 보고했습니다.

대왕고래의 지질학적 성공확률은 19.1%로, 2021년 가스 발견에 실패한 '방어' 구조의 시추 전 성공확률(25~32%)보다 낮았습니다.

그럼에도 석유공사는 해외자문단을 통해 용역 중간결과의 분석방법만 확인한 뒤 용역이 끝나기도 전인 2023년 10월 시추 기본계획을 세웠습니다.

감사원은 탐사자원량과 성공확률 등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시추를 추진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용역업체 선정 과정에서는 국가계약법 위반도 적발됐습니다.

감사원은 입찰을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를 징계하도록 석유공사에 요구하고, 향후 외부 전문기관 평가 등 충분한 검증을 거쳐 시추하도록 제도 개선을 통보했습니다.



윤승옥 기자 [touch@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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