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범행을 예고하는 글은 실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중대 범죄입니다.

콘서트장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단 예고글이 올라와서, 경찰 39명이 7시간 넘게 수색했습니다. 

철없는 11살 초등학생의 협박이었는데, 이런 일에 경찰이 투입되면 정작 중요한 순간 '치안에 공백'이 생깁니다.

백승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5일, SNS에 흉기 난동을 예고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아이돌 그룹 콘서트에서 팬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장 콘서트장으로 출동했습니다.

[고척스카이돔 관계자]
"그날 콘서트가 있어서 사람들이 엄청 많았는데 갑자기 5시쯤인가 경찰분들 수십 명이 들어오시더라고요. 무슨 일인가 했어요."

투입된 인원만 39명.

관할 경찰서장을 비롯해 형사와 지역경찰이 총출동했고, 콘서트가 끝난 뒤 자정까지 수색은 7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IP 추적으로 작성자를 잡고 보니, 11살 초등학생 여자아이였습니다.

이 초등학생은 경찰 조사에서 "해당 아이돌 그룹의 기념품이 비싸 사지 못했다"며, 홧김에 장난삼아 게시글을 올렸다"고 진술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흉기난동과 살인 예고글은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모두 393건.

검거된 인원의 절반 정도가 미성년자였고, 대부분 "장난삼아 올렸다"고 진술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국민 안전 위협인데다 대규모 공권력이 투입되는 만큼, 만 14세 이하 촉법소년이라도 엄중 처벌할 방침입니다.

이번 사건 역시 해당 초등학생을 서울가정법원에 넘겨 소년보호재판을 받게 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이호영 조세권
영상편집 : 변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