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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대 우수직원으로 뽑힌 날…민원인 응대하다 쓰러져
2023-08-17 19:40 사회

[앵커]
세무서 공무원이 민원인을 응대하던 도중에 쓰러져서, 결국 숨을 거두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민원인은 쓰러진 공무원에게 "장난치지 말고 일어나라"고 말했다는데요.

신선미 기자가, 유족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기자]
세무서 민원봉사실 안쪽 팀장 자리, 빈 책상엔 국화꽃이 놓였습니다.

동화성세무서 민원봉사팀장인 45살 강윤숙 씨는 지난달 24일 민원인 응대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당시 곁에 있던 직원들에 따르면 민원인은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업무 처리를 요구했습니다.

직원이 어렵다고 설명하자 팀장이 나오라며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직원을 대신해 강 팀장이 나섰는데, 민원인은 한쪽 다리가 없어 휠체어를 타고 있는 강 팀장을 무시하는 발언도 했습니다.

언쟁이 길어지던 와중에 강 팀장은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습니다.

[지창근 / 고 강윤숙 팀장 배우자]
"팀장 같지도 않은 사람이 팀장이냐고. (쓰러진 뒤에) 사람들이 막 우왕좌왕하고 그런데 그 악성 민원인은 '장난하지 말고 빨리 일어나라' 그런 소리까지 했다고."

심정지로 뇌사 상태에 빠진 강 팀장은 결국 어제 오후 숨을 거뒀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날은 강 팀장이 민원 응대 우수 직원으로 뽑힌 날이었습니다.

[지창근 / 배우자]
"136명 중에 2등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저한테. 너무 기뻐했어요. 오전에도 문자로 축하한다고 제가 얘기하고."

위암 4기인 남편은 아내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될까 늘 걱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게 믿기지 않습니다.

[지창근 / 배우자]
"먼저 떠날 줄 알고 준비를 했었거든요. 그랬는데 갑자기 이렇게 와이프가 먼저 하늘나라로 가게 돼서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국세청은 전국 세무서 민원봉사실에 신분증 케이스 모양의 녹음기를 지급했습니다.

채널A 뉴스 신선미입니다.

영상취재 : 박재덕
영상편집 : 유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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