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극 촬영 중 벌어진 말 사망 사고로 동물학대 논란이 일었던 사건에 대해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주인공 낙마 장면을 촬영하면서 말 앞다리에 밧줄을 묶고, 당긴 건 동물보호법 위반이라는 겁니다. 

제작진, 방송사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기상 기자입니다. 

[기자]
멀리서 달려오던 말이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집니다.

머리부터 떨어진 말은 땅을 몇 번 걷어차더니 움직이지 못합니다.

2021년 방영한 KBS 사극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입니다.

말은 닷새 뒤 숨졌고 프로그램 제작진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당했습니다.

오늘 법원은 "범행 내용, 피해 말이 받았을 고통, 사회적 파장에 비춰볼 때 죄가 가볍지 않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모형이나 그래픽 등 다른 방법도 있었지만 생생한 장면을 담겠다며 달리는 말 앞다리에 밧줄로 묶고 그대로 당겼다는 겁니다.

말은 목이 꺾인 채 떨어졌는데 훈련받은 정황도 없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또 촬영 때는 퇴역한 경주마를 대역으로 썼는데 제작진 역시 다칠 것을 염두에 두고 촬영한 증거로 봤습니다.

재판부는 PD와 무술감독, 승마팀장에게 각각 벌금 1천만 원, KBS에 대해서는 벌금 5백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징역 6개월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KBS가 바로 사과하고 동물촬영 지침을 마련한걸 참작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관계자]
"(오늘 판결 어떻게 보시는지) 아니 아니야" "(어려우실까요) 다음에 말씀드릴게요."

하지만 동물단체는 말의 고통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채널A 뉴스 이기상입니다.

영상취재 : 조세권
영상편집 : 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