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200미터 뛰면 몇 초 걸릴 것 같으십니까?
이탈리아에서 아흔 살 할머니가 90세 이상 200미터 달리기 세계신기록을 세웠는데요.
기록은 51.47초.
나이 장벽을 뛰어넘은 도전이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문예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현장음]
"준비"
구령에 맞춰 몸을 한껏 낮춰 준비 자세를 취하더니
[현장음]
"탕"
출발 신호가 울리자마자 한 할머니가 힘차게 달립니다.
젊은 참가자들 사이 잠시 뒤처지는 듯 하지만 쉬지 않고 200미터를 끝까지 내달립니다.
[현장음]
"세계 신기록입니다! 엠마 마리아 마젠가 씨, 축하합니다!"
기록은 51.47초.
환하게 웃으며 숨을 고릅니다.
아흔 살 이탈리아 여성 마젠가 씨가 200미터 달리기 '90세 이상' 부문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2년 전 일본 여성이 달성한 53.35초에서 2초 정도 앞당긴 겁니다.
[엠마 마리아 마젠가 / 90세 달리기 신기록자]
"얼떨떨해요, 그렇게 빨리 뛴 줄 몰랐는데. 그래도 기분 좋습니다."
마젠가 할머니는 우승 비결로 프로 선수 같은 훈련 자세를 꼽았습니다.
운동화도 프로용으로 신었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달렸다는 겁니다.
또, 달리기에는 인생 철학이 담겨있다며 함께 달리면 외로움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엠마 마리아 마젠가 / 90세 달리기 신기록자]
"이렇게 오래 살면 힘든 시간이 많아요. 달리다보면 그 고통을 버텨낼 수 있어요."
이미 세계기록 5개와 유럽기록 9개를 보유하고 있지만 내년 열리는 세계 대회에도 계속 도전할 예정입니다.
[엠마 마리아 마젠가 / 90세 달리기 신기록자]
"올해 목표는 많이 이뤘어요. (제 나이에는) 장기적인 목표는 잘 안 가지려고 해요."
35세 이상 달리기 대회를 주로 여는 이 세계 마스터즈 육상대회는 내후년에는 대구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문예빈입니다.
영상편집: 형새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