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경찰 차림을 한 남성들이 외국인 관광객들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했는데요.
이 남성들, 잡고보니 진짜 경찰이었습니다.
김재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한 남성이 한 승용차를 멈춰 세웁니다.
잠시 후 관광객들을 차량에서 끌어내리더니 어디론가 강제로 데려갑니다.
현지시각 지난 2일, 필리핀의 대도시 파사이에서 외국인 관광객 4명을 납치한 뒤 몸값을 요구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이 추적 끝에 납치범 4명을 붙잡았는데, 알고보니 모두 현직 경찰관들이었습니다.
[벤허 아바로스 / 필리핀 내무부 장관]
"이번 사건은 경찰에게 가장 중요한 신뢰를 저버렸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합니다. 필리핀 경찰은 부정행위를 처리함에 있어 어떠한 관용도 보이지 않을 겁니다."
피해자는 중국인 3명과 말레이시아인 1명으로 납치범들에게 구타까지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 중 2명은 납치 직후 스스로 탈출해 지역 관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나머지 2명은 250만 페소, 우리 돈으로 약 6천만 원 가까이를 몸값으로 낸 뒤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 통역사]
"빨리 구출해줘서 고맙다고 합니다."
현지 수사당국은 체포된 경찰관 외에 최소 10명이 이 사건에 가담했다고 보고 이들을 추적 중입니다.
지난달에도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60대 한인 남성이 소매치기를 당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어 결국 숨지는 등 필리핀에서 관광객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재혁입니다.
영상편집 : 차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