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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살아남았지만 시부모님은…” 아직도 고통 받는 전쟁 피해자들… 이스라엘 현지 가보니

2025-05-27 18:59 국제



 (사진-2023년 하마스의 공격으로 불탄 이스라엘 남부 니르 오즈 키부츠의 한 집)

20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동쪽으로 2km 정도 떨어진 이스라엘 니르오즈 키부츠(집단농장). 채널A 취재진이 찾은 이 곳에 부서지고 불탄 집들이 늘어서 있고 집 앞엔 납치되거나 죽은 이들을 기리는 깃발도 꽂혀 있었습니다.
이곳은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하마스 대원들이 습격한 마을 중 한 곳입니다. 이 마을 230여 채의 집 중에서 공격을 받지 않은 집은 7채에 불과했고 주민 400여 명 중 117명이 납치되거나 살해됐습니다.

●주민 400명 중 117명이 피랍·살해
 (사진-니르 오즈의 하마스 공격에서 가까스로 생존한 올라 메츠거 씨)
생존자인 올라 메츠거 씨는 기자에게 그날을 생생히 증언했습니다. 그는 "당시 남편과 두 명의 아이를 데리고 집 대피 공간에 숨어 있었는데 바로 직전까지 하마스 대원들이 들이닥쳤다"며 "남편과 함께 문고리를 잡고 3시간을 버텼다"고 밝혔습니다.
다행히 본인과 가족은 살아 남았지만 그의 시부모는 하마스에 납치됐고, 시아버지는 시신으로 돌아왔습니다.

●음악축제서 학살 당한 청년 370여 명
 (사진-지난 2023년 하마스의 공격으로 수백명이 사망한 이스라엘 남부 노바 음악축제 현장 추모공간)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벌어진 지 600일이 다 돼 가지만 곳곳에는 당시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처음으로 벌어진 이스라엘 남부 레임 근교의 노바 음악 축제 학살 현장엔 마치 공동묘지처럼 희생자들의 사진과 이름이 적힌 팻말 수백 개가 꽂혀 있었습니다. 당시 공습으로 이곳에서 370여 명이 사망했고 40여 명이 납치됐습니다.
 (사진- 노바 음악축제에서 가까스로 생존한 마잘 타자조 씨)
당시 습격을 받은 마잘 타자조 씨는 "로켓이 발사되고, 총알이 빗발치는 아비규환의 상황에서 죽은 척 해 살아남았지만 친구 2명은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습니다.

●인질은 돌아오지 않고…공습은 계속 되고
 (사진-이스라엘 텔아비브 인질광장에 설치된 하마스 터널 조형물)
22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의 광장에 있는 시계 전광판에는 '593일 9시간 18분 45초'라는 숫자가 선명히 보였습니다. 하마스 공격 이후 흐른 시간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인질들이 억류된 가자지구 내 지하터널을 재현한 구조물엔 인질들과 숨진 이스라엘 군인들을 추모하는 스티커들이 가득 붙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도 돌아오지 못한 인질은 58명. 이스라엘군(IDF)은 이중 35명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진- 이스라엘군 인질 이타이 첸의 아버지 루비 첸(왼쪽)과 어머니 하깃 첸 (오른쪽))
하지만 인질 가족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IDF 군인 이타이 첸의 어머니 하깃 첸 씨는 "아들이 살아있다고 믿는다"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아버지 루비 첸 씨는 "인질 석방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점은 불행한 일"이라며 "대통령의 딸이나 총리의 아들이 가자에 있었다면 지금의 상황이 600일이 되도록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지난 주부터 가자지구 재점령을 목표로 대대적인 지상 공세를 취하는 '기드온의 전차'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25일(현지시각) 가자지구 피란민이 임시로 쓰는 학교를 공습해 5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두 달 내로 가자지구의 75%를 점령하고, 팔레스타인 주민 200만여 명을 남은 지역에 몰아넣는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니르오즈·레임·텔아비브=김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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