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지금 그린란드 상황이 어떤지 특파원이 직접 날아가봤습니다…전쟁 공포? 주민들 반응은? [특톡] EP.49

2026-02-01 09:00 국제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brLwDa2tSjw

▶ 인트로



봉주아뚜스~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채널의 유럽 특파원 유근형입니다.
좀 풍경이 다르죠. 그린란드 누크입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론 때문에
전세계 취재진들이 이곳에 몰려서 취재를 하고 있는데요.

저도 지금 4박 5일째 신문기사도 쓰고
방송 리포트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서 겪었던 일들, 비하인드 스토리,
재밌는 영상들 하드털이로 모아서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글로벌 최고 핫 플레이스 된 그린란드, 전세계 취재진 집결

추가 관세 카드에 군사력 동원까지 언급하며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드러내는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지금 그린란드는 전세계에서 가장 핫한 나라가 됐는데요.
대지의 약 80%가 빙하로 뒤덮여 있고
현지인들이 약 5만6000명이 거주하는 그린란드는
평소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외신기자들 때문에
그야말로 그린란드는 물 반, 고기 반. 기자 반, 주민 반인데요.

그렇다보니 그린란드의 비행기값이 그야말로 폭등했습니다.
제가 그린란드에 들어가기 한 2주 전에는
파리에서 그린란드까지
왕복 비행기표가 한 150만원 정도했거든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야욕이 본격화 되고
긴장이 높아지면서
제가 들어갈 때는 비행기값이 250만원이 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린란드에 들어가는 비행편은 크게 2가지인데요.
덴마크 코펜하겐을 경유하거나
아니면 아이슬란드를 경유해서 들어가는 방법 뿐입니다.

저는 유럽 특파원이기 때문에 파리에서 코펜하겐을 경유해 그린란드까지 갔는데요.
듣기에도 굉장히 생소한 에어 그린란드를 타고 수도인 누크로 들어갔습니다.

사실 처음엔 에어 그린란드라는 이야기를 듣고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야 하나" 이런 걱정이 앞섰는데요.

막상 다른 기자들과 비행기를 탔을 땐 붉은색 대형 비행기였어요.
뜻밖에도 300석이 넘는 A330 항공기였습니다.

항공기 빈자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요.
좌석의 약 30% 정도는 취재진들로 보였습니다.



가장 놀랐던 것은 기내식이었는데요.
저는 이코노미석을 탔는데도 굉장히 고품질의 비즈니스석 같은 기내식이 나왔어요.
코펜하겐에서 그린란드까지는 약 4시간 정도, 그리 멀지 않은 비행이었습니다.
맛있는 기내식도 먹고 잠시 쉬다보니 그린란드에 도착했습니다.

얼음의 땅 답게 활주로에는 거센 눈보라가 휘날리고 있었는데요.
혹시 미끄러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던 승객들은
착륙 즉시 모두 박수를 치며 도착을 자축했습니다.
(자축의 소리)

저도 비행기가 땅에 닿는 순간 안도감이 들더라고요.

공항은 북새통이었습니다.
이날 마침 덴마크 군인들과 소방대원들도 그린란드로 속속 도착하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굉장히 삼엄했습니다.

덴마크는 미국 보란듯 그린란드 누크항에 해군 호위함을 정박시켜뒀는데요.
해군들은 호위함을 정박하는 날 그린란드 주민을 상대로
함정을 공개하는 행사까지 진행했습니다.

▶ 그린란드 주민들의 분노 "전쟁은 시작됐다"

제가 그린란드를 직접 둘러보니
주민들 사이에서 침착함과 동시에 분노가 느껴졌습니다.

일단 누크는 온통 그린란드 깃발이 걸려있습니다.
상점과 레스토랑은 물론 가정집, 심지어 대형 건설 크레인 위까지,
그리고 미국 영사관 앞에도 그린란드 국기가 걸려있었는데,
굉장히 장엄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도
차분하게 일상을 영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말을 걸어보니 속마음에는 미국에 대한 분노가 상당했습니다.

[아길 / 우체국 직원]
<미국>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구든 볼 수 있게 우리의 국기를 창문에 붙였습니다.

[케터린 / 주부]
(트럼프가 돈을 준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고맙지만 사양할게요. 우리는 충분히 부유해요.

[미엔와/ 대학원생]
일부 사람들은 식료품을 더 산다고 합니다.
(미국이) 우리 땅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미쳤습니다.

제가 도착한 뒤에 그린란드 총리가 주민들에게
미국의 공습에 대비해라, 5일 치 식량을 확보하라고 권고까지 했는데요.
이 때문에 그린란드 라디오에서는 '전쟁에 대비하라'는 안내 방송이 계속 나오고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식료품점을 방문했는데요.
그곳에서 만난 주부들과 함께 장을 보고
집까지 동행을 해봤습니다.

주부들은 일단 식량으로 육류를 많이 샀는데
생고기 대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냉동 고기를 담더라고요.
그리고 달걀, 우유 같은 식재료들은 진열장 곳곳이 비어 있었습니다.
이미 사재기가 시작된 것이죠.

평화로운 삶을 살던 주민들은 곧 전쟁이 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아가 / 그린란드 주민]
트럼프 이전에 우리는 걱정과 두려움 없는 편안한 삶을 살았어요.
하지만 이제 걱정과 두려움 속에 매일 깨어납니다.

[마리나 / 그린란드 주민]
(트럼프의 그린란드 병합론이) 이건 농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준비해야 했고, 전기가 없을 때를 대비해 음식 조리를 위한 화로를 샀고,
따뜻한 옷 등이 담긴 탈출용 가방 2개를 준비했습니다.

[지미 / 그린란드 주민]
5일치만 비축할 리는 없죠.
내일 다시 확인해 볼 거고, 혹시 안 되면 가족에게 더 구매해 올 수 있는 지 물어보면 되니까.

제가 만난 한 주부는 이미 비상시 대피할 때를 대비해 탈출용 배낭을 준비하기도 했는데요.
가방을 보니 정말 없는 게 없더라고요.



단백질 스낵과 파우더와 같은 기본 식량은 물론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스토브, 스토브를 녹일 수 있는 담요까지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여권과 출생증명서는
금속 소재 통에 넣어 보관했고요.
급할 때 팔 수 있는 귀금속류도 따로 챙겨 둔 걸 보니
이들의 전쟁 공포가 어느 정도 인지 짐작이 갔습니다.

제가 누크를 떠나는 당일 돌풍에 의해서 새벽에 6시간 가량 정전이 발생했는데요.
과거에도 정전이 종종 일어났지만
이날만은 트럼프의 공습이 시작된게 아니냐, 라는는 공포가 주민들 사이에 빠르게 퍼져나갔다고 합니다.
제가 취재 중 만난 이 주부들은 실제로 이 탈출 배낭을 매고, 떠날 준비까지 했다고 하네요

평온한 일상이 깨져버린 주민들의 분노는 결국 시위로 번졌습니다.
그린란드 주민의 4분의 1이 참여할 정도로 큰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미국에 저항하는 문구가 담긴 물건들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반미 감정이 점점 커지는 그린란드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타났다고 해서 제가 직접 달려가봤는데요.

알고 보니 트럼프 대통령을 흉내내는 가짜 트럼프였습니다.
금발에, 빨간색 넥타이, 특유의 손짓까지 영락없는 짝퉁 트럼프였는데요.
캐나다의 유명 배우이자 작가인 마크 크리치 씨였습니다.

[마크 크리치 / 캐나다 배우 겸 작가]
솔직히 말해서
진짜 물범(seal)으로라도 도장(seal)을 찍어 거래를 성사시킬 겁니다.
우리는 해낼 것이고, 그린란드를 다시 미국의 것으로 만들 것입니다.

크리치 씨는 현재에서 그린란드에서 방송 프로그램을 촬영하고 있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전 총리 앞에서
대놓고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고 발언한 적이 있죠.
이 때문에 캐나다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데,
이에 대한 풍자 방송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누크에서 이 분을 취재 과정에서 총 3번이나 만났는데
마지막은 그린란드를 떠나는 공항에서 였습니다.
이분 분장을 지우고 나니까 정말 평범하고 착하게 생긴 아저씨였습니다

▶ 구매 대신 접근권?…트럼프 말장난에 분노

그린란드를 사겠다고 펄펄 뛰던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을 계기로 다소 뉘앙스가 변했는데요.

한발 물러서나 싶더니
이번엔 완전한 영구적 접근권을 갖겠다고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끝이 없고, 시간 제한도 없습니다.
99년이나 10년짜리 계약 같은 방식이 아닙니다.
저는 (그린란드에)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엇이든 그린란드에 배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아무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언제나 그린란드에
접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
이제 두 말하면 잔소리죠.

바로 빙하 밑에 숨어 있는 자원 때문인데요.
그린란드에는 전략적 광물이 엄청 풍부한 상황입니다.

제가 그린란드 대표 자원기업 루미나를 찾아갔었는데요.
이곳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나타낸 이후
그린란드의 광물 산업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증언해주었습니다.

[랄스 / 자원업체 '루미나' 관계자]
더 많은 언론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당히 많았지만,
(트럼프 이슈로 인해) 공식 투자로 이어진 건 없습니다.
(덴마크 정부가) 전반적으로 투자에 신중을 기하라고 권고했어요.
정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모든 관심이 생산적인 것은 아니죠. 정말 조심스러워요.

특히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환경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제가 그린란드 누크항에 직접 나갔을 때 오후 1시 기온이 영하 1도,
체감온도가 6도였습니다.
그런데 그날 서울의 기온은 영하 10도 안팎을 기록했어요.
북극 기온이 서울 기온보다 높은 상황, 상상이 가니사요?



누크 시내로 떠내려온 빙하 크기만 봐도 온난화에 심각성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얼음의 두께가 얇아지고 해빙 기간이 늘어나면서
배가 더 자유롭게 드나들고 조업 활동이 더 활발해졌습니다.
실제로 그린란드의 교역량은 10년 전보다 20%가 늘었는데요.
경제적인 면에서는 훨씬 이득이 되고 있습니다.

[누크항 선박용품 판매상]
몇 년 전에는 아주 추웠거든요. 지금은 훨씬 따뜻해졌어요.

하지만 미국 기업이 그린란드에 진출하더라도
자원 채굴이 하루 아침에 뚝딱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현지 업체들도 미국이 자금력만 믿고 그린란드 진출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 라는
지적도 했습니다.

▶ 그린란드, 얼마 만큼 알고 있나요?

하루 아침에 분쟁의 중심이 된 그린란드.
어러분은 얼마만큼 알고 계신가요?



그린란드는 북극 지역이어서
여름에는 해가 굉장히 길고 겨울에는 해가 굉장히 짧은데요.
제가 보여드리는 영상을 보면서 한 번 맞춰보시죠!

(첫번째 퀴즈) 지금 여기는 몇 시일까요?
오전일까요, 오후일까요?
하늘이 어둑어둑합니다, 아직.

정답은, 오전입니다. 저녁이 아니에요.

(두번째 퀴즈) 자, 붉은 노을이 지고 있죠. 지금은 몇 시 경일까요?

정답은, 아직 오전 11시 30분입니다.

오전 11시 반에도 이렇게 붉은 노을을 볼 수 있는 곳이
북극, 그린란드 입니다.

(세번째 퀴즈) 굉장히 노을이 멋지게 드리워져 있는데요.

정담은, 오후 5시 경입니다.

그린란드에는 오후 5시 경 이렇게 환상적인 노을이 펼쳐집니다.

그린란드에 오면 가장 놀라는 모습 중 하나가
바로 도로 위를 달리는 차입니다.
차들이 눈으로 덮혀 있는 도로를 아무렇지 않게 속도를 내며 달리는데요.

인도 위를 걷다가도
"저 차들이 미끄러져 나를 덮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 비밀은 타이어에 있는데요.
그린란드에서는 특수 스노우 타이어가 기본 옵션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만약의 상황에 브레이크를 밟으면 제동거리가 상당할 것 같은데요.
그린란드 주민들은 아무렇지 않게 차들 바로 옆을 지나갔습니다.

▶ 마무리

[마리나 / 그린란드 주민]
우리를 포함한 안보를 원한다면
그냥 우리와 거래를 하세요.
우리를 가질 순 없어요.

[아모슨 / 그린란드 주민]
우리를 사지 마세요.
우리는 상품이 아니에요.

제가 만나본 그린란드 주민들의 바람은 한결같았습니다.
이전과 같은 삶을 그대로 영위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 누군가에게는 가장 어려운 소원이 돼버린
이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아직은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얼음의 나라 그린란드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다음에 좀 더 즐거운 소식으로 만나요
보브아~


취재 : 유근형
제작 : 김도현 CD, 최인아 인턴
작가 : 박정빈

[채널A 뉴스] 구독하기
Copyright Ⓒ 채널A.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