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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3년째 닫힌 개성공단 “희망고문 멈추길”
2019-01-25 19:46 뉴스A

개성공단은 3년 째 문이 닫혀 있지요.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7번째 방북신청을 냈지만, 이번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전혜정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더 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아무도 찾지 않았던 사무실 문이 오랜만에 열립니다.

먼지가 뽀얗게 쌓인 집기들이 잃어버린 시간을 증언합니다.

[정지태 / H업체 대표]
"업체에서 이런 모양을 의뢰해오면 우리가 다 설계를 그리는 거예요"

청와대에 납품하는 시계를 만들었던 40년 장인은 개성공단 폐쇄와 함께 삶의 터전을 떠냐야 했고, 설비 만여개는 북한에 고스란히 남겨졌습니다.

[정지태 / H업체 대표]
"주택이나 아파트도 사람이 안 살면 거미줄이 치고 안 좋은데 (공장) 안에 있는 중요한 부품들이 전기도 없고 습기 차고 했을 텐데 그게 과연 온전할지…"

기약없는 기다림은 체념으로 변해갑니다.

[현장음]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으로 거의 도 닦는 수준으로 살아요."

동료들도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한상호 / N업체 이사]
"(전화를) 안 받아. 하다못해 미장을 배워서 미장하는 사람, 도배뿐만 아니라 내가 아는 김○○ 실장은 쓰레기차 운전한다는 말도 있고… "

유령회사가 되어버린 곳도 있습니다.

[현장음]
"작년까지 계셨죠. (당시에) 부인께서 암인가 걸려서 정신이 없으신 것 같았어요."

업체 대표와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행방이 묘연합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
"저희도 연락이 안 돼요."

공식 통계에 따르면 휴업 또는 폐업신고를 한 기업은 13곳.

하지만 입주기업협회 측은 도산 직전상태에 빠진 기업만 20곳이 넘는다고 주장합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
"세금을 정산해야 폐업 절차가 완료되는데 폐업을 실질적으로 못할 가능성이 커요."

드물게 제품 판매기회가 생기지만 참여 기업 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보기도 하지만 경영난 극복에는 역부족입니다.

[이희건 / N업체 대표]
"정부에서 미얀마로 가라, 베트남으로 가라 하고… (이제 와서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니면 공영홈쇼핑에서 팔지 못한다는 겁니다."

개성공단에서 기계로 자수를 놓던 이 업체는 인쇄업으로 활로를 모색중 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로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일부 입주기업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선뜻 재입주하는 게 좀 꺼림직하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김재경 / T업체 대표]
"처음에는 그랬어요. 빨리만 열어달라 했는데 지금은 3년 지났잖아요. 설비 같은 것을 다 바꾸고 투자해야 하는 부분이고 급여 부분이 문제가 되는데… "

입주기업들은 공단 재가동을 위해서는 시설조사가 필수라는 입장.

때문에 7차례나 공단 방문 신청을 했지만 모두 무산됐습니다.

개성공단 철수 당시 '최후의 7인'을 이끌었던 홍양호 전 통일부 차관은 개성공단 운영방식의 전면적인 전환을 주장합니다.

[홍양호 / 전 통일부 차관]
"개성공단만큼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일종의 국제 자유무역 경제지대라고 할까요. 북한 측에서도 이 지역은 완전 문호개방 정도로 만들어야 할 거예요."

공단 재개의 가장 큰 걸림돌인 대북제재 해제의 실마리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대한 희망고문의 시간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전혜정입니다.

hye@donga.com
연 출 : 이민경
구 성 : 지한결 손지은
그래픽 : 안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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