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대단지 아파트 5개 세대의 계약이 불발돼 매물로 나왔는데, 무려 25만 명이 몰렸습니다.
안건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강남구 역세권 대단지 '디에이치 자이 개포'.
계약이 불발된 5채의 주인을 찾는 무순위 청약에 어제 무려 25만 명이 몰렸습니다.
전용 84제곱미터는 12만 대 1, 118제곱미터는 3만2천 대 1의 경쟁률.
분양가 15억 원 이상이라 중도금 대출이 안되는데도 이런 말이 나돌 정도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전세시세를 검색하니 13~16억 원 정도인데 일단 계약금을 내고 10월말에 잔금 치르기 전에 시세로 전세를 놓으면 분양가를 전부 털 수 있습니다.
무순위 청약이라 실거주 규제도 없습니다.
매매 시세가 30억 원이니 아등바등 계약금만 마련하면 15억 원을 버는 셈.
(당첨되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전세 줘야죠. 들어가진 못하잖아요.
포털사이트엔 지난 일주일간 100건이 넘는 기사가 쏟아졌고 댓글창에선 투기 조장이다, 아니다 꼭 필요한 정보다 날선 공방이 오갔습니다.
[김모 씨/무순위 청약 신청자(30대)]
"접할 수 없는 정보를 (기사) 내주는 게 맞는 거 아녜요? 직장인들이 돈 벌어선 (집) 못 사잖아요."
[이모 씨/무순위 청약 신청자(30대)]
"계속해서 (세입자로) 떠돌이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고 어떻게든 깃발 하나라도 꽂아야겠단 마음이 크죠. 아무 것도 아닌 상태에서 떠도는 것과 있는 상태에서 옮기는 게 마음이 다르잖아요."
전문가들은 서울의 만성적인 공급부족이 빚어낸 씁쓸한 단면이라고 지적합니다.
[심교언/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최근 정부에선 그럴듯한 집을 공급하는 수단을 다 없애버렸어요. 품귀 현상 신호를 준 것이고 그럼 수만 대 일 경쟁 가는 거죠."
채널A 뉴스 안건우입니다.
영상취재: 김재우 이영재
영상편집: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