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의 충격으로 승객들의 공포는 배가 됐습니다.
사고 당시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도 아비규환이었고, 출근길 지하철 가득찬 인파 속에서 시민들은 이태원 압사사고의 악몽을 떠올려야 했습니다.
이어서 김지윤 기자입니다.
[기자]
탈선 사고는 '쿵'하는 충돌음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열차가 한쪽으로 급격히 쏠려, 승객들도 몸을 가눌 수도 없었습니다.
[이모 씨 / 탑승객]
"비행기가 난기류를 만난 것처럼 기차가 양 옆으로 엄청 흔들리고. 저는 좌석 승객이었는데 배가 엉덩이가 (공중으로) 막 뜨는 거예요. 디스코팡팡 타는 것처럼 쿵쿵 튀었거든요."
[주모 씨 / 탑승객]
"덜컹거리면서 쿵 소리가 났어요. 안전벨트가 없으니까 공중으로 이렇게 뜨면서 옆으로 쏠리는데, 제가 좌석으로 잡으면서 버텼죠."
탈선 후 열차 내부 조명은 모두 꺼졌고,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주모 씨 / 탑승객]
"거울이 깨지고 밖으로 나가서 보니까 4호차는 창문이 다 깨졌더라고요. (이태원 참사) 일주일 만에 또 이렇게 닥치다 보니까."
[이모 씨 / 탑승객]
"연기 나고 탄 냄새 나고. (열차가) 진짜 터지는 줄 알았어요. 화재가 발생할까 봐 그것 때문에 무서웠고."
시민 불안은 오늘 아침 출근길까지 이어졌습니다.
일부 구간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면서 주요 환승역에 인파가 대거 몰렸기 때문입니다.
[현장음]
"다 못 탄다고요." "못 타요!"
[고모 씨 / 출근길 시민]
"몸이 일자로 서 있지 못할 정도였어요. 어떤 남성 분은 진짜 이러다가 사고 난다고 사람 죽겠다고 타지 말라고 소리까지 치셨거든요."
출근 시간대 사고 지점 인근 구로구 일대에서는 1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숨을 쉬기 힘들다", "혼잡해 안내가 필요하다"는 신고가 잇따랐던 겁니다.
경찰과 소방은 개봉역과 구로역, 신도림역 등에서 인파 통제에 나섰고, 역무원들도 인파 사고를 우려해 시민들을 역사 밖으로 유도했습니다.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시민들은 또다시 일상의 안전이 무너지는 걸 목격해야 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지윤입니다.
영상취재 : 장명석
영상편집 : 이혜진